검사 파견 제도

by 전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겪으면서 검찰개혁이 우리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의도하지 않은 거 같지만 문재인 정부는역설적으로 쉽게 할 수 없었던 검찰개혁 조치들을 할 수 있었다.

법무부에서 나오는 개혁안 중 특수부 축소 등 쉽게 이해되는 대목도 있지만 파견 검사 축소는 다소 낯설다.


검사 파견은 행정부 전체의 검사 영향력 확대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

언론 매체를 접하다 보면 '특사경'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별사법경찰'의 준말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수사는 검사와 사법경찰관리만 할 수 있다. 즉 검찰과 경찰만 압수수색 등 강제 권한을 행사해 증거를 수집하고 수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일반 공무원 중에도 특사경을 지정해 수사권을 줄 수 있다. 형사소송법에는 '삼림, 해사, 전매, 세무, 군수사기관 기타 특별한 사항에 관하여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행할 자와 그 직무의 범위는 법률로써 정한다'고 돼 있다. 즉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특사경을 만들어 수사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특사경 제도는 검찰의 영향력 확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특사경은 대표적으로 관세청, 식약처, 지자체 등에 있다.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 조직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 경찰이 검찰로부터 수사지휘를 받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검사들이 각 행정부처로 파견을 나갔다. 특사경 제도는 최근에 점점 확대되는 추세이고 그만큼 검사의 지휘를 받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검사들은 임관이 되면 검사장 승진이 1차 목표인데 예전에는 이 경쟁에서 탈락하면 대부분의 검사들이 옷을 벗거나 한직인 고검 검사로 갔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해도 갈 곳이 있다. 검사들이 제일 선호하는 곳은 지자체로 알려져 있다. 지자체에서 모든 특사경 업무를 총괄하고 지도하면 검사장이 된 것 못지않다. 요즘 들어 서초동 변호사 시장이 예전 같은 호황은 아니라는 점도 영향을 미치 트렌드 중 하나다.


검찰은 지휘할 대상을 넓히기 위해 다른 기관에 특사경 권한을 가지라고 권하기도 한다. 대부분 기관은 강제수사권을 주면 환영한다. 그런데 검찰의 지휘를 받지 않기 위해 수사권을 절대 거부하는 조직이 있다.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다. 공정위는 과거 검찰이 여러 차례 수사권을 가지라고 권했지만, 단호하게 거부했다고 한다. 권한이 약한 조사만 하더라도 검찰 지휘는 죽어도 못 받겠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들을 알면 파견 검사가 왜 문제가 되는지 좀 이해가 더 잘 가리라 본다.


검사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이렇게 정부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는 검사들을 매우 우대했다. 앞서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등장하는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에 감찰실장으로 간다. 박 전 대통령은 검사들을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라고 생각해고, 국가에 대한 충성심도 있는 사람들이라고 봤기 때문에 검사들을 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 국무총리 등 국가 주요 요직은 검사 출신들이 장악했다. 민정수석은 당연히 검사 출신들로 채워졌다. 검사를 선호하는 않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기무사령부를 해체하면서 검사 출신을 투입했다. 검사들은 행정부 공무원 중에서는 유일하게 사법고시에 합격한 집단이다. 그 사실로 많은 특별대우를 받았고, 조직에 외부적 충격을 줄 때 검사가 주는 효과는 상당하다.


외부 파견 외에 내부 파견에도 문제가 있다. 검찰 조직의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되다 결국 2013년 폐지된 대검 중앙수사부가 파견으로 많은 부분을 채우는 조직이었다. 중앙수사부장, 수사기획관, 중수 1, 2과가 있지만 본격적으로 수사를 하면 전국에서 상당 수의 검사를 파견 받았다. 그래서 중수부는 예비군과 같은 개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수부가 없어지면서 검사를 마음껏 파견받는 시스템은 사라진 듯 보였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이 주요 수사마다 검사들을 대거 파견을 받았다. 이에 대한 제동은 거의 없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서도 관련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검사들이 대거 투입됐다. 과거 중수부가 그랬던 것처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특별한 조직이 됐다. 지방의 일선 형사부와 동급으로 받아들이진 않는 것이다. 이렇게 조직의 등급을 만들고 당연시 여기는 건 좋은 조직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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