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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환 Sep 13. 2021

공일오비 '제사부(第四府)'

18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은 언론

공일오비는 1993년 9월 10일 발매한 4집 앨범에서 '제사부'라는 노래로 언론을 꼬집었다. 제사부는 일부 입법부, 이부 행정부, 삼부 사법부에 이어 민주주의 사회에서 삼부 못지 않은 권력을 누리는 언론을 칭하는 말이다. 18년 전 풍자한 노래 가사를 지금 들어봐도 그리 틀리지 않다. 그들의 통찰에 놀라움을 느낀다. 

"녹슬어진 펜을 놓고서 이젠 모든 말에 책임을 져" 지금 언론에게도 꼭 해 주고 싶은 말이다.



드라마를 보면 언제나 상류사회들뿐이고
CF를 보면 항상 행복한 사람들
강한 자에겐 무릎굽히고 약한자에겐 고개를 세우고
그걸 공정하다고 하지
어제는 악인을 만들고 오늘은 영웅이라 하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잘도 얘기들을 하지
모든 것을 비판해버리곤 그걸 자유라 부르지
녹슬어진 펜을 놓고서 이젠 모든 말에 책임을 져
방향잃고 헤매는 가엾은 무관의 제왕
약속을 어긴 무책임 뒤엔 차가운 비웃음뿐
세상엔 오렌지족이니 뭐니 하는건 있지도 않아
신문과 사회와 어른들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지
우리나라 코미디를 보고 저질이라고 한탄하는
그들에게 한번 묻고 싶어
외국에서 꼬부랑말을 하는 코미디를 보면
그렇게도 고상해보이고 고급스러워보이는지를
하지만 그들을 탓하고 싶진 않아
그들도 비난하는 것만이 유식한 것처럼 인정되는
사회가 만들어낸 피해자니까
녹슬어진 펜을 놓고서 이젠 모든 말에 책임을 져
방향잃고 헤매는 가엾은 무관의 제왕
약속을 어긴 무책임 뒤엔 차가운 비웃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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