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bin Son Aug 13. 2020

번아웃이 부른 퇴사와 밑미 창업

멈춰야 할 때를 알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았을 때

눈뜨고 보니, 창업하고 있었다.


창업이란 게 원래부터 창업 DNA가 있는 사람이 하는 건 줄 알았는데, 퇴사를 계획하고 창업을 하게 되었다. '뭘 했을 때 내가 제일 좋았었지?' '내가 좋아서 했던 것들의 공통된 이유가 뭐였지?'라는 질문으로 나의 과거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하고 싶은 것이 생겼고, 어느덧 창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고 싶은 회사가 있어도 그곳에서 열정적으로 일할 자신이 없었다. 좋아해서 퍼부었다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찾아오는 게 두려웠다. 내가 통제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가치를 고수하면서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그게 창업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2020년 8월 8일 내가 머리로 그리던 브랜드가 탄생했다. 6월에 퇴사했지만, 이 비즈니스를 위해 사부작사부작 무언가를 했던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였다. 그리고 자랑하자면 끝이 없는 동료들을 만났다. 이 친구들이 아녔더라면, 아마 용기를 못 냈을지도 모르겠다. 우린 에어비앤비에서 열정적으로 일했던 동료였기 때문에, 창업하기로 하고 일을 시작하는데 호흡은 말할 것도 없이 착착 잘 맞았다. 2개월간 합숙 훈련을 했다. 그것도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에어비앤비 없음 어쩔거야).


20200808이라는 숫자가 좋아서, 또 팔팔하게 시작하자라는 의미로 정해둔 날짜에 내가 브랜드란 걸 론칭하게 될 줄은 몰라서, 아직 사실 어안이 벙벙하다.

내 사랑 밑미 친구들


나를 아는데 걸린 시간, 10년


우리는 '진짜 나(true self)'를 찾는 것을 도와주는 콘텐츠, 서비스, 그리고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 '진짜 나'로 사는 게 어쩌면 당연한 건데, 그게 참 힘든 사회적 환경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주입식 교육을 받고, 경쟁도 치열하고, 튀는 것보다 안전한 것을 선택하도록 묘하게 넛지 당한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성인이 된다고 저절로 나를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처를 숨기고, 아픈 걸 숨겨야 하는 어른 아이가 되는 것이다. 교묘하게 타인에 의해 강요받은 것이 나의 꿈인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네가 이 나이가 됐으니 이걸 해야 하고, 그 정도는 해야 사람들이 인정해줄 거니까, 부모님이 원하니까' 하는 경우가 사실 많지 않은가.


나는 방목하는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은 일에 크게 간섭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나를 들여다보는 것'의 중요성을 배운 것은 아니었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간섭하지 않는 부모님 밑에 컸다 해도, 내가 마주하는 건 그렇지 않은 사회였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부대낌을 느끼며 살았다. 치맛바람이 심하고, 경쟁이 너무나 치열한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부모님이 너무 방목형이니 오히려 내가 스스로 바람을 일으켜야 했다. 사회적이고 관계지향적인 기질을 타고났다 보니, 나는 어릴 때부터 살아남기 위해, 경쟁심이 많아졌고, 타인에 대한 인정의 욕구가 매우 컸다. 너무 일찍이 사회생활을 했다고 친구들은 말한다. 그렇게 20대에는 어느 정도는 부끄럽지 않을 대학교와 이름 있는 직장을 다니게 됐고, 남들 앞에서 기죽지 않을 정도의 성과를 얻긴 했다. 근데 늘 마음속 깊은 곳에 갈증이 가득했다. '이거 진짜 내가 원해서 하는  맞을까?'   다양한 것에 도전하고 싶은데  자꾸 안전한 길만 찾지?


에어비앤비 다니던 시절의 사진. 우리가 창업을 같이 하다니!


그렇게 도전한 것이 에어비앤비였다. 그게 무슨 도전이겠냐 하겠지만, 내가 속했던 커뮤니티에서는 에어비앤비가 아직 이름 모를 회사였다. 30대 초반이면 결혼할 나인데 왜 그렇게 작은 회사로 가느냐는 이야기도 수도 없이 들었다. 큰 조직, 안정적인 복지, 좋은 네임 밸류에도 난 행복하진 않았고, 이상하게 시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도전한 에어비앤비에서 참으로 물 만난 고기처럼 즐겁게 일했다. 나답게 해주는 회사,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열린 문화, 나다운 사람들로 이루어진 조직. 꿈같은 조직에서 6년을 미친 듯이 일하고 나니, 역시 또 한 번의 위기가 왔다.


프로젝트로 극심하게 바쁜 날이면, 집에 돌아와서 잠만 잤고 엄마가 아껴 키우라며 두고 간 식물들이 다 시들어 있어도 난 몰랐다. 말라비틀어진 사과 껍질이 테이블에 돌아다녔다. 그리고 조직이 커지면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전만큼 심리적 보상이 돌아오지 않는 날들이 쌓이면서 '난 어떡하지'란 막막함이 밀려왔다.


아, 이 회사는 내 것이 아니었지. 근데 난 왜 이렇게 내 것이라 생각했을까?


이런 상태로도 1년간 정말 열심히 달렸다. 더 열심히 하면 보상이 오겠지 하며, 나아지겠지 하며. 그러다 매니저랑 늘 하는 1:1 콜을 하는데, 매니저가 'how are you'라고 물었다. 그 말에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꺼이꺼이 울어서 말을 못 할 정도였다. 말로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콜이 켜진 상태에서 채팅으로 다시 콜을 잡겠다고, 미안하다고 했다. 이건 뭐랄까, 번아웃의 통합체가 나한테 굴러들어 오는 것 같았다. 번아웃이 왔던 그 고통스러운 시기는 무기력의 끝이었다. 손만 까딱하면 끌 수 있는 천장 등도 끄는 게 귀찮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뭐랄까 실패자가 된 기분, 끝없이 땅굴을 타는 기분. 나 이렇게 계속 멈춰 있으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 살다가, 처음 심리 상담을 받았다.

번아웃을 극복하고 이젠 내 마음처럼 잘 돌보기 시작한 식물들

아직도 그 돌아오는 길을 잊지 못한다. 나란 사람의 껍질을 한 꺼풀 벗겨낸 기분. 그리고 스스로에게 '하빈아, 너 진짜 고생했다. 너 되게 애쓰면서 살았구나'라고 말해주면서 엉엉 울면서 길을 걸었다. 나에게 첨으로 스스로 위로를 해줬던 날이다. 그리고 매일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달 넘게 감사일기를 쓰고, 몸도 움직이고, 나의 감정에 대해 잘 다루게 되니 시든 식물이 일어나듯 일어났다. 내가 날 들여다보기 시작하니 하고 싶은 일도 정리가 됐다. 난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돕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엄마의 삶을 찾는 금자 씨 부엌도 했던 것이고, 자기다움을 유지하는 로컬 사람들의 콘텐츠를 사랑했고, 에어비앤비도 사랑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인 지금의 사업이 결정이 되니 진짜 번아웃의 터널에서 벗어난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내가 나로서 자유로워지는데, 사회의 압박에서 벗어나는데 10년이 넘게 걸린 것 같다. 나에 대해서 아는 과정은 사실 아직도 진행 중이다. 해외여행 가서 굳이 에어플레인 모드로 여행을 하는 것도, 난 이 사회의 수많은 개입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다. 번아웃이 왔을 때도 어떻게 해결되는지 몰라서, 방황을 많이 했다. 생각해보니 번아웃이 왔던 2년간은 여행으로도 해결이 안 됐다.


그때 여행도 지겨워서(놀랍다), 꽤 많은 시간과 돈을 지불하고 버닝맨*을 갔었다. 그 당시 일정으로는 정말 무리하는 결정이었는데, 무조건 추진했다. 뭔가 좀 단절돼서 내 안에서 답을 찾고 싶었던 것 같다. 물론 버닝맨이 한 번의 전환점이 된 것도 사실이지만, 그 뒤로도 1년은 넘게 방황했다.

*버닝맨(Burning man) : 미국 네바다 주 사막에서 열리는 연중행사로, 사막이라 wifi도 통하지 않고, 일회용 제품도 제한된다.
2018년 버닝맨에서 필카로 찍은 사진


이제는 내가 겪었던 것보다 더 쉽게, 사람들이 진짜 나를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게 얼마나 해방감을 주는지, 늦게 알 수록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빠를수록 내 삶을 쓰는데 모든 에너지를 쓰게 되는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밑미라는 이름과 브랜드 심볼(symbol)의 짧은 탄생기


우리가 만든 브랜드 미션은 진짜 나를 찾게 도와주고, 그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사회 분위기 전반을 바꿀 순 없지만, '나 다워도 된다'라고 말해주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다. 진짜 나를 아는 사람은 건강할 수밖에 없고, 이들이 모였을 때 행복한 커뮤니티가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밑미 브랜드 심볼(symbol)이 이 의미를 잘 담아냈으면 했다.

진짜 나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연결되는 건강하고 행복한 커뮤니티를 만든다.
To empower individuals in finding their true self, connecting them to create a happier community.


'나를 만나서 좋아, 반가워'라는 말을 나중에 마케팅 카피로 써먹자고 꺼낸 'nice to meet me'가 발단이 되어, 브랜드 이름이 결정됐다.


'나이스 투 밑 미' 이 말 되게 좋다!


이 말에 모두가 눈이 반짝였고,  'meet me... 밑미' 이거 어때?라는 말에 모두 부끄럽게 웃음을 띄었다. 부끄럽게 웃은 이유는 사실 정해둔 다른 브랜드 이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전에도 하나 더 있었다..ㅎㅎ) 작업도 거의 다 되어가는 상황이라 말하기 힘든 이야기를 한 명이 꺼낸 것이다.


'하루만 더 생각하고, 좋으면 이걸로 하자!!'


라고 하고, 다시 모였을 때도 모두 밑미가 제일 좋다고 했다. 특히 ㅌ 받침의 밑미가 우리가 만들려는 단단한 커뮤니티를 상징하는 것 같아 좋았다.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느낌이랄까. 밑미라는 이름을 정하고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스멀스멀 흘러나왔다.


그제야 진짜 이 이름이 우리에게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일주일간 오직 브랜드 미션, 코어 밸류, 브랜딩을 위해 떠난 제주도 워크숍에서 디자인까지 나왔다. 우리가 진심으로 '천재'라고 믿는 오롤리데이 대표이자 박신후 밑미 크레이티브 디렉터가 우리의 미션과 의미를 생각하며 우리 옆에서 사부작사부작 작업을 했다. 같이 의견을 더하면서, 이 완벽하지 않지만 동글동글한 심볼이 그려졌을 때, 모두 한 목소리라 좋다!!라고 생각했다.



브랜드 로고와 심볼은 조금 다르다. 브랜드 심볼은 말 그대로 브랜드 미션을 나타내는 '상징성'이 있어야 한다. 누구나 자기만의 해석이 가능하고, 누구나 우리의 브랜드 미션과 심볼을 연결시켜 '나의 의미'로 만들 수 있을 때 심볼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브랜드 로고보다 심볼을 만들고 싶었던 이유가 에어비앤비의 심볼(사람들이 로고라 부르지만)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진짜 나를 찾은 사람이 손을 잡고 연결되는 모습을 상징성으로 나타냈다. (위에서 보면 사람이 손을 잡은 것 같다) 그리고 밝은 오렌지 색과 톤이 낮은 블루 색상은 '진짜 나'의 모습을 나타낸다. 진짜 나를 찾는다는 것은 그저 좋고 행복한 모습만을 찾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안에 밝고(오렌지) 어두운(블루) 면 모두를 마주하고 끌어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두 가지 색을 배합했다. 마지막으로 '원'으로 나타내고 싶었다. 그렇지만 완벽하지 않은 원.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은 완벽하고, 완전한 커뮤니티가 아니다.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완벽한 원은 아닐지라도, 함께 연대를 만들어가고 싶었다.


론칭 전에 이 심볼을 카운슬러 한 분에게 보여줬더니 어떤 분은 '튜브 같아요. 내가 수영을 못하는데 나를 구원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라고 말하시는 분도 있었다. 지금은 내가 에어비앤비 심볼을 볼 때 가슴이 두근거렸던 것처럼, 이 심볼만 봐도 그렇게 좋다.


로고가 만들어지고 신나서 우리 천재 크리에이터가 만지작 거린 것을 찍은 영상.

브랜드 미션을 실행시키는 코어 밸류


6일간의 제주도 워크숍에서 브랜드 미션, 심볼뿐 아니라 코어 밸류가 정해졌다. 단절된 공간에서 오로지 우리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 브랜드인지, 그래서 우린 어떤 행동 가치를 가져야 하는지를 끝장 토론처럼 매일 이야기했다. 우리가 진짜 나다운 사람들을 도우려면, 우리부터 나답게 일할 수 있어야 했다. 우리의 브랜드 미션에 맞는 코어 밸류는 딱 4가지로 정했다. 한 명이 리드한 것도 아니었고 모두 각자 생각한 다음 포스트잇에 적고, 공유하고, 다시 공유하는 과정을 거쳐서 나왔다. 비록 넷이서 일하지만, 우린 이 코어 밸류를 매일 실행하려고 노력한다. 막판에 브랜드 이름을 바꿀 수 있었던 것도, 코어 밸류 중 하나인, '안전'이라는 밸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해지자, 매몰 비용 때문에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각자 쓴 것을 여러 번 공유하는 과정을 거쳤다.



MEET ME(밑미)의 코어 밸류   

성장: 우리의 성장판은 닫히지 않는다. 개인의 자아 성장과 일의 성장을 균형 있게 추구한다. 진짜 나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나만의 비전을 수립한다.


안전: 가장 약한 모습을 보여줘도 안전하다. 피드백과 비난을 혼동하지 않는다. 서로에게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고 솔직하게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전 기지가 되어준다.


공감: 탁월한 공감 능력으로 연대한다. 타인의 상황을 귀 기울여 듣고,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누구나 환영받을 수 있는 따뜻한 커뮤니티를 만든다.


재미: 언제든 재미를 잃지 않는다. 힘든 상황에서도 부정적인 기운에 휘말리지 않는다. 개인의 삶에서도 일터에서도 긍정적인 생각과 즐거움을 추구한다.



회사에서 맞이한 번아웃, 번아웃을 해결하는 프로그램으로 론칭


내가 힘들 때 했던 것이 요가랑 명상이었는데, 꾸준히 하려고 해도 잘 안됐다. 유연하지 못한 나에게 요가 자세는 어렵기만 했고, 명상도 좋다니까 했지만 왜 좋은지 모르고 하는 게 힘들었다. 왜에 대해서 내 상태에 맞게 자세히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마치 모든 교육이 그렇듯 하나의 방법을 따라가는 기분이 들었다. 주변 사람한테 물어보면 어떤 이는 음악을 통해, 어떤 이는 식물을 통해 치유를 받는다. 그리고 반대로 삶이 팍팍하면 집도 엉망이 되고, 키우던 식물도 죽이게 되고, 음식도 막 먹게 된다. 우리 일상에서 삶을 바꾸려면 일상에서의 삶이 하나씩 바뀌어야 한다. 요가 명상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다르게 먹기 시작하고, 식물도 잘 키우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 찾아보고. 그리고 '왜'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분명히 되어야 했다. 번아웃을 해결하는데 공동창업자 은지(번아웃 끝판왕)와 용복, 그리고 신후도 다들 나름의 방법으로 치유했지만, 다 한 목소리로 말했다.


좀 알려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서 번아웃을 대상으로 한 페어링 프로그램을 생각했다. 심리 상담을 받으면 좋지만, 사실 심리 상담은 심리적 장벽이 높다. 그렇다고 심리 상담만 받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일상에서 나의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좋은 심리 상담사는 심리 상담을 하고 나면 건강한 음식을 제안하기도 하고, 감사 일기를 써보라고 제안하기도 하고, 운동을 하라고 하기도 한다. 그리고 집단 상담이나 그룹 상담이 한국에선 어색하지만, 자조 집단이 함께 모였을 때 발견할 수 있는 것들도 많다. 그래서 심리 상담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그룹 상담이 보편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그룹 심리상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리추얼 프로그램, 그리고 프라이빗까지 모두 소프트 론칭으로 열어보았다.


심리상담 페어링 프로그램과 프라이빗 프로그램
온라인에서 함께 하는 리추얼 프로그램



내가 가장 애정하는 프로그램 1을 추천합니다.


에어비앤비 때도 숙소 추천에 대한 요청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에도 지인들이 추천을 해달라고 했다. 다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하나씩 소개해볼까 한다.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추천하는 원픽은 정재경 식물 카운슬러와 카가 심리 카운슬러가 함께 진행하는 '식물 x 심리 카운슬링' 프로그램이다. 만나는 그 자체가 힐링과 용기를 주시는 분들이다. 지금까지 몇 번을 만났지만, 꼭 잘됐으면 좋겠어요. 우리 이 문화 만들어봐요.라고 응원을 해주셨던 분들이다.


정재경 선생님은 그림 같은 곳에 사신다. [더 리빙 팩토리]라는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지만 엄청난 수의 식물을 키우는 식물 엄마기도 하다. 이 분을 보면서 너무 건강하고 맑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재경 선생님도 삶의 굴곡이 있었다. 3년 전 사람에 대한 상처가 많아서,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를 찾아 사셨다고 한다. 그런데 크게 해결되지 않아서 의사가 추천한 책을 따라 읽다가 우연히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을 발견하시고, '모닝 페이지'라는 아침 글쓰기를 시작하셨다. 3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것도 도심에서의 삶이 버거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분의 삶의 변화는 결국 식물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면서, 그리고 나를 들여다보는 글쓰기 작업을 하면서부터였다. 자신이 극복했던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는 맘으로 참여하셨다. 그리고 그분의 그림 같은 저택에서 식물 카운슬링을 한다. 그냥 집이 힐링을 해준다. 정말 정말 추천한다.


정재경 선생님 뒤에 이어지는 심리 카운슬링은 카가 선생님이 하신다. 카가 님은 군대에서 관심사병 일정도로 아웃사이더이고 우울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지금은 관심사병이란 게 믿기지 않는 사람이긴 하다) 군대에서 우연히 MBTI 프로그램을 듣고 '아, 내가 이상했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첨으로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들여다볼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던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카가 선생님은 성격 심리에 빠져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계신다. 스스로 개발한 심리 유형 분석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다. 카가 선생님을 만났을 때 우리는 진짜, 심봤다! 를 외칠 정도로 너무너무 좋았다. 지금도 우리가 부탁하는 일을 늘 정성껐 도와주시고 계신다.


이 두 분이 만났기 때문에, 멀어도 힘들어도 꼭.. 참여해봤으면 한다. 번아웃이라면 더더욱! 월 4회, 1시간에 3만 원 남짓한 프로그램에 투자한다는 것은 너무 소중한 일이 아닌가. 지금 나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나라면 투자할 것 같다. 나처럼 몇 백 들여가면서 방황하지 않기를 바라는 맘으로. 적극 추천합니다.


너무 사랑하는 두 분의 프로그램

링크 바로가기 : https://nicetomeetme.kr/plant/?idx=31


작가의 이전글 굿바이, 에어비앤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