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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근 코치 Aug 08. 2020

6000원을 더 벌고 싶었습니다

힘든 시간의 기록물이 최고의 보물이 되다

주문한 모니터가 퀵서비스로 도착을 했습니다. 금요일 저녁  많은 차들로 길이 막히는 강남대로를 달려오신 기사님의 어깨가 무거워 보입니다.

 

불과  년전 저도 퀵서비스 배달원이었습니다. 배달 하나 가면 6,000.

배달 한건을  가기 위해서 점심을 거르는 일이 많았습니다. 다른 퀵서비스 기사님들이 식사 하는 시간에 저는 배달을  가고 싶었습니다.

 

주머니에는 항상 초쿄바를 넣고 다니면서 허기를 달랬습니다. 잠깐 짬이나면 삼각김밥을 사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계단에 몰래 숨어서 먹기도 했습니다. 매연에 더렵혀진 손으로 밥으을 먹는  모습이 부끄러웠기 때문입니다.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점심시간 붐비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뛰어다니는 것이  시간을 절약할  있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갔는데도, 늦게 왔다고 혼난적도 여러번 있었지요. 항상 사고의 위험 속에서 빠르게 오토바이를 타면서 강남 거리를 다녔습니다.

 

무거운 뚝배기나, 짬뽕 처럼 국물이 넘치는 음식 배달이 아니라, 서류나 소화물을 배달할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식당일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정해진 급여만 받을  있었지요. 대신에 퀵서비스는 내가 일하는 만큼 돈을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출근하면 배달을 하나    있었습니다. 일찍 출근한 순서로 배차가 되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근을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성실하게 일한다고 퀵서비스 사무실 직원분들도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토요일은 일이 많지 않지만, 한건이라도 배달을 가고 싶어서 출근을 했습니다. 단돈 6,000원이라도  벌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살았습니다.

 

한번은 추석 명절에 떡을 배달하는데, 보자기에 쌓인 고급스러운 떡을 양재동에서 삼성동으로 배달하는 오더가 떨어졌습니다. 보통 배달을  때는 하나만 갖고 이동을 하지 않고, 2-3군데 오더를 같이 받아서 이동을 하는데, 삼성역 아셈타워에 다른 물건을 가져다 주고 내려와보니  떡이 분실이 되었습니다.

 

6,000원을  벌고 싶어서 밥도 굶어가며 배달을 했는데, 10만원이 넘는 떡을 변상을 해주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떡을  먹지 않습니다.   생각이 나기 때문입니다.

 

비가 오면 속옷까지 빗물에  젖었습니다. 그래도 일을 쉬지 않았습니다. 한건이라도  배달을 가고 싶었습니다.  때는 제가   있는 일이라고는 배달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꿈도 목표도 없이. 그냥 하루 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만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하는 습관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매일 달력에 그날에 배달을 몇건을 갔는지, 수첩에 그날에 갔던 거래처들을 모두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기록했던 땀에 쩔고, 비에 쩔은 기록물들이  저의 보물이 되었습니다.

 

종이 위에 기적 쓰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저는 믿습니다. 매일 매일 꿈과 목표를 기록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에 기록했던 기록물들은 인생 최고의 보물로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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