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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근 코치 Mar 28. 2023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없다?

자녀는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내가 기억에 남는 부모님의 모습은 항상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에 노트에 뭔가를 기록하는 아빠, 엄마의 모습이었다. 


아빠는 나 어릴적 자개장 일을 했다. 세심한 작업이 요하는 작업이어서, 아빠의 작업실 방에는 절대 출입이 금지였다. 하루는 친척형이 놀러와서 아빠 일을 해본다고 했다가 아빠가 크게 화를 낸 기억이 난다. 아빠는 매일 그날 일을 마치고, 노트에 그날 진행한 일을 노트에 기록을 했다. IMF가 터지고 나서 자개장 일을 그만두고, 아빠는 철거 일을 시작하셨고, 지금도 철거 일을 하고 계신다. 지금도 역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오시면 항상 아빠는 노트를 꺼내서 그날의 일과를 노트에 기록하신다. 


엄마는 자격증이 수십개가 된다. 내가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은 항상 책상에서 앉아서 공부하는 모습이다. 맡딸로 배움의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없었던 엄마는 성인이 되어서 뒤늦게 공부의 한을 느끼셨던 모양이다. 나는 그런 면에서 엄마를 많이 닮은 것 같다. 공부하는 엄마를 닮아서 나도 항상 배우고, 책을 가까이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어릴 때는 공부하라는 이야기가 잔소리로만 들렸다. 아빠는 고등학교만, 엄마는 초등학교만 졸업하셨다. 그래서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공부를 해서 대학도 나오고, 성공하기를 바라셨을 것이다. 부모님이 이루지 못한 꿈을 아들이 통해서 이루고 싶으셨을까?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자는 마음으로 어려운 형편에도 모든 것을 다해주려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공부가 하기 싫었다. 빨리 돈을 벌어서 성공하고 싶었다. 부자가 되고 싶었다. 돈 때문에 자주 다투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기도 싫었다.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싶었다. 적은 용돈을 더 달라고 부모님의 눈치를 살피는 일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벌고, 내 마음대로 쓰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고3때 학교를 그만두었다. 이렇게 공부해서는 대학도 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빨리 돈을 벌어서 기숙학원에 가서 집중해서 공부하고, 돈만 벌면 대학은 나중에 언제라도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19살에 시작한 배달은 29살때까지 10년동안 했다. 29부터 시작한 강의는 지금까지 하고 있으니 10년 넘게 강의를 하고 있다. 


할머니가 항상 하셨던 말이 있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 지금 아니면 공부를 하지 못한다. 그러니 지금 어릴 때 공부를 해야 한다. 아니, 나는 할머니의 말에 반대한다. 공부는 때가 없다. 어릴 때 하는 공부가 세상의 전부가 아니다. 성인이 되어서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다. 


친구들 중에 대학을 졸업한 친구들이 많이 있다. 전공과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지금은 책 한권 읽지 않고, 배우는데 돈 쓰는 나를 이상한 놈으로 생각한다. 그러면서 항상 경제탓을 한다. 


학교를 자퇴한 나는 오히려 지금 책을 읽고, 강의를 찾아다니면서 공부하고, 내가 배운 내용을 통해서 강의를 하고, 코칭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 물론 대학나온 내 친구놈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 


나는 공부에는 때가 없다고 생각한다. 놀고 싶으면 놀아도 좋다. 방황하고 싶으면 실컷 방황해도 좋다. 그러다 공부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오면 그때 공부해도 된다. 인생 그렇게 짧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사는 인생이 진짜 행복한 인생 아닐까? 나는 지금 공부하는게 가장 재미있다. 하루 종일 책을 읽고, 강의자료를 만들고, 온라인으로 틈만 나면 강의를 듣는다. 배움을 멈추는 것이 성장을 멈추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방황하는 순간에도 나를 믿고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내일은 부모님께 용돈을 이체해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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