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동안 4.5kg 쪘어요. 다시 다이어트 초기로 돌아간 느낌이에요. 얼른 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지방도 저장되었을 거예요. 단 지방은 수분 함량이 채 10퍼센트 정도 되는 고밀도의 저장 방식입니다. 그래서 만약 당신이 하루에 먹은 양이 평소보다 5000kcal를 초과해서 먹었다고 해도 지방은 고작 0.6kg 추가됩니다.
즉 평소처럼 끼니를 먹고 추가로!! 피자 2판과 후라이드 치킨 2마리를 혼자!! 먹었더라도 9천 칼로리 정도 추가되니 고작 지방은 1.2kg 올라갈 뿐입니다. 온전히 4.5kg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 정도로 많이 먹는 것도 어렵고요.
지금 당신의 몸은 오랜만에 포식으로 글리코겐과 나트륨이 몸에 풀 충전된 상태예요. 글리코겐은 1g당 3g의 물과 함께 근육과 간에 저장됩니다. 즉 최대 500g의 탄수화물이 1500g의 물과 함께 최대 2kg 정도 차지한다는 겁니다.
나트륨은 칼륨과 더불어 체내 수분의 양을 결정하는데,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체내 나트륨 농도를 높이게 되고 이를 희석시키기 위해 평소 체중 대비 2~3kg의 수분을 몸에 유지시킵니다. 체중계가 아니꼽게 나를 쳐다보게 만드는 주원인이죠
급하게 찐 살은 급하게 빼지 않으면 살이 된다라는 말은 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일시적으로 수분으로 올라간 무게가 그대로 지방이 될 일은 단언컨대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껏 해왔던 다이어트 노력이 부정당하는 느낌에 다이어트를 포기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빠지는 수분의 무게를 늘어난 음식량이 채워서 살이 되는 겁니다.
평소에 해오던 식단대로 바꾸고 평소에 하던 대로 운동해주면 1~2주 내 몸의 수분은 다시 정상이 되고 체중도 찐 만큼 그대로 빠집니다. 별다른 노력을 추가로 안해도 되지만 못 참겠다면 몇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추천하지 않지만 가장 빠른 효과를 보이는 것은, 사우나에서 땀을 빼는 겁니다. 나트륨과 함께 쫘악 물이 빠져나올 겁니다. 하지만 무리한 사우나는 건강에 그리 좋지 않아 그리 권장하지 않습니다.
가장 쉽게 추천하는 것은 '물'을 자주 마시는 겁니다. 물을 빼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 마시기입니다. 마치 우물가의 펌프처럼 마중물을 넣어주고 자연스레 소변으로 나트륨과 물이 배출되는 것을 돕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양보다 종이컵 한 컵 정도를 하루에 한 시간 단위로 마시면 수분 배출이 빨라집니다.
몸에 평소에 부종이 심하다면, 갑자기 물을 늘리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스트레칭과 림프 마사지가 도움이 됩니다. 혈액 순환과 더불어 물의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체액 순환의 통로인 림프를 아기 등 마사지하듯이 아침저녁으로 추가해 줍니다.
평소 운동을 하고 있다면, 거기에 덧붙여 아침저녁으로 15분씩만 걷기를 일시적으로 추가해보세요. 특히나 림프 마사지를 잘 못하겠다는 분들은 가벼운 걷기만으로도 림프는 충분히 자극되고 순환됩니다.
물을 좋아하는 나트륨과 다르게 칼륨은 물과 친하지 않아 수분과 함께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나트륨으로 생긴 일시적인 부종을 채소가 쉽게 해결해줄 수 있죠. 문제는 평소에 먹던 양보다 너무 많은 양을 먹게 될 경우입니다. 이럴 경우 쉽게 복부팽만이나 변비가 올 수 있거든요.
이럴 때 물에 삶거나 데친 채소가 도움이 됩니다. 먹더라도 소화에 부담이 많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크게 없습니다. 일시적인 부종이 해결되면 양은 다시 평소 다이어트를 했을 때로 줄이면 되고, 평소 채소 양이 부족했다면 이번 기회에 꾸준히 먹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글리코겐은, 유산소 운동보단 강한 근력운동에서 쉽게 사용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유산소 운동이 글리코겐을 전혀 소모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지방 대사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글리코겐 대사엔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강한 근력 운동은 빠른 시간에 글리코겐을 소진시킵니다. 무리가 되지 않는 한에서 풀 충전된 글리코겐의 도움을 받아 높은 효율의 강한 근력운동을 해보세요. 쭉쭉 수분과 함께 빠지는 체중을 보게 됩니다. 다만 평소 고강도 운동은 안 하셨던 분이라면, 비추천입니다.
다 떠나서 그냥 배 둘레만 평소에 재왔으면, 우리가 그리 살이 찌지 않았단 사실을 아셨을 겁니다. 체중보다 더 직관적으로 지방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배 둘레는 지방의 증감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수분의 증감에는 크게 영향이 없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한 태도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잘못된 정보를 주는 체중계 눈금으로 잘 해오던 것을 멈추지 마세요. 잘하고 계셨고 앞으로도 잘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