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마다 공복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어요. 특히나 전날 과식을 한 날에는 신경 써서 1시간 정도 실내 자전거 혹은 걷기를 해주고 있어요.
우리가 운동을 할 때, 운동의 종류에 따라서 사용되는 영양소가 다른 편입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단 시간의 강한 운동은 동물성 탄수화물인 글리코겐을, 장시간의 약한 강도의 운동엔 지방이 사용됩니다.
이 둘은 산소와 함께 연소되어 동일하게 근육에 ATP라는 에너지원을 공급합니다. 연소되어 나오는 것도 깔끔하게 물과 이산화탄소만 나오죠. 하지만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에 비해, 근육밖에 저장되어 있는 지방은 연소 속도가 느린 편입니다.
그래서 급하게 사용되는 에너지는 지방으로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원리를 사용하여, 공복 유산소라는 운동이 나왔습니다. 즉 전날 저녁에 먹은 식사 이후 공복 상태로 12시간 이상 지속된 오전에 식사하지 않은 상태로 유산소 운동을 해주는 겁니다.
몸은 채워지지 않는 영양으로 몸에 있는 글리코겐을 서서히 소진하게 되고, 공복 12시간 즈음부터는 글리코겐 외 지방을 태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6시간 이후부터는 글리코겐은 다 소진되고 지방 중심으로 연소가 시작되죠.
즉 오전에 공복 유산소 운동을 해준다는 것은, 안 그래도 낮은 강도의 운동이기에 탄수화물보단 지방을 잘 태우는 유산소 운동을, 글리코겐이 거의 떨어진 상태인 오전 시간에 해주게 되니 더 효과적으로 지방을 태운다는 개념입니다.
실제로 공복이 아닌 운동보다 약 20% 더 효율적으로 지방을 태워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죠. 다만 반전은, 운동이 끝나고 식사 후 가장 먼저 지방부터 채워진다는 겁니다. 운동의 효과가 즉각적으로 상쇄되는 겁니다. 반대로 강한 강도의 운동으로 소진된 탄수화물도 운동 후 식사 시 가장 먼저 채워집니다.
그래서 공복 유산소가 지방을 잘 빼준다는 말은 분명히 맞는 말이지만, 그게 결코 다른 운동에 비해 다이어트에 더 효과적이란 말은 아닙니다. 살은 먹는 양보다 더 많이 소비하면 빠진다는 이론을 결코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공복 유산소가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초고도비만인이 쉽게 활용 가능한 효과적인 훈련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평소의 가공된 식습관으로 인해, 과도하게 혈당 저장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지방을 잘 소비하지 못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공복 유산소가 효과적입니다.
어떤 탄수화물도 입에 들어와 있지 않은 공복 상태에서 인슐린은 거의 분비가 되지 않습니다. 이때 유산소 운동을 해주면 평소에 잘 사용하지 못했던 지방을 사용하는 훈련을 몸이 경험하는 겁니다.
이미 정상체중인 분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초고도비만은 타인에 비해 운동 효율이 극악하게 낮은 편입니다. 즉 같은 자세를 쓰더라도 더 많은 칼로리와 근력을 소모한다는 것이죠.
이때 무릎을 많이 굽히지 않은 걷기나 혹은 체중 부담이 적은 사이클 같은 운동을 해줌으로 초고도비만인의 가장 큰 문제인 운동 시 관절 부상의 위험성을 대폭 낮추게 됩니다. 심지어 본인의 무게로 인해서 걷기만으로도 하체 근력이 강해지는 경우도 운동 초반 경험하게 됩니다.
생체시계를 자극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침의 '빛' 즉 태양입니다. 아침에 보는 태양은 몸의 코티솔을 자극하고 수면 시에 멜라토닌이 잘 분비 되도록 하는 생체 시계를 조율하는 중요한 요건입니다.
이후에 다른 칼럼으로 말씀 드리겠지만 다이어트에서 '꿀잠'은 어떤 다이어트법의 효과보다 더 강력합니다. 게다가 오전을 긍정적으로 시작한다는 힘은 여러가지 긍정적인 요인을 만들어줍니다.
다만, 공복 유산소가 만복(밥 먹고) 유산소 운동과 크게 다이어트 면에서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단순히 살을 빼는 관점으로 접근하게 되면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근력운동 없는 유산소 운동은 점점 근육의 크기를 줄여 살찌는 체질을 만듭니다.
공복을 잘 못 견디는 사람은 종종 입 터짐을 공복 운동 이후에 겪게 됩니다. 이럴 경우 그냥 식후 걷기가 혈당 조절 효과와 식욕 터짐으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