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 운동이라고 다 같은 유산소가 아니란 사실
평소에 걷기를 오래 하는 편인데, 그러면 근손실이 많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반드시 꼭 근력운동으로 운동을 해야 할까요?
보통 많은 분들이 건강해진다고 하면, 오로지 근육의 양에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일상적인 체력을 높이는 것은 근육의 크기와는 별로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달리 이야기하면 근육이 크고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일상의 피로감을 쉽게 느낄 수도 있단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일상의 체력은 심폐지구력과 많이 관련이 있거든요. 심폐지구력이란 장시간의 활동에 적응하는 신체의 능력을 의미합니다.
우리 몸은 급하고 빠르고 강한 힘을 단시간에 내야 할 때는 포도당을, 느리지만 반복적이고 작은 힘을 꾸준하게 내는 동작에서는 지방을 주로 태워서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심폐지구력은 우리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라는 에너지 공장에서 지방을 잘 태우는 능력을 이야기합니다. 심폐지구력이 높은 사람은 미토콘드리아의 양이 다른 사람들보다 많고, 잘 운영되는 사람들입니다.
평소에 피로감이 많고 쉽게 지치는 분들은 미토콘드리아가 제대로 지방을 대사 하지 못하는, 기능적 저하가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분들은 미토콘드리아의 양이 적고 지방이 잘 소모가 안 되죠. 이는 기초대사량이 낮다는 말과도 일부 일치합니다.
그래서 기초대사량을 올리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게 바로 유산소 운동입니다. 유산소 운동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의 양을 늘리고 지방을 잘 사용하는 몸을 만들어줍니다. 근육량을 늘리는 것만 기초대사량을 높여주는 게 아닙니다.
유산소 운동은 근육이 크게 커지는 운동은 아닙니다. 아무런 육체적 활동이 없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커지겠지만 유산소 운동으로 만들 수 있는 몸의 최고봉인 마라토너의 몸을 보면 근육질이라기보단 아주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인바디로 체크되는 근육의 양만 생각했을 때는 유산소 운동만큼 쓸데없는 운동은 없습니다만, 체력을 생각하면 반드시 운동 루틴에 포함해야 하는 운동입니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오래 걷는 것만 능사는 아닙니다. 이것도 '강도'가 중요합니다.
유산소 운동이 미토콘드리아의 증가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좋은 상태는 내 최대 심박수의 70~80퍼센트 정도입니다. 40세로 예를 들면 126 ~ 144 사이의 심박수를 이야기합니다. 이것보다 더 낮은 강도로 운동을 하면 당연히 지방은 잘 소모되지만 심폐지구력이 증가하진 않습니다.
더 쉬운 기준으로는 운동 시 노래 부르기는 어렵고 말하기는 가능한 정도의 강도입니다. 또는 약간 힘들다 정도의 강도를 의미합니다. 편하게 핸드폰 보면서 쉬엄쉬엄 1만보를 걷는 것은 아쉽지만 지방을 소모할지언정 심폐지구력을 키워주진 않습니다.
어떤 운동이든 유산소 운동이 될 수 있습니다. 스쿼트를 300~500개를 한 번에 할 수 있다면, 이 또한 말하기는 가능한 정도의 강도일 겁니다. 충분히 산소가 공급되면서 스쿼트를 하는데도 지방이 더 잘 연소되는 상태입니다.
초고도비만이라면 걷기를 하는 것으로도 숨이 찰 수 있습니다. 다만 걷는 것 정도가 괜찮다면 약간의 속력을 높인 속보로 걷는 것만으로도 관절 부담도 최소화하면서 유산소성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걷기가 더 이상 속보 선수들처럼 걷지 않는 이상 나를 약간 힘들게 하지 못한다면 그때부터는 달리기입니다. 낮은 강도로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약간 힘든 상태를 유지하는 겁니다.
그리 오래 할 필요는 없습니다. 30분 일주일에 3번 해줘도 충분합니다. 평소에 다른 운동을 하고 계시더라도 이 정도 시간은 내줄 수 있을 겁니다. 오히려 근력운동과 병행하게 되었을 때 다양한 상황에서는 에너지 대사를 잘할 수 있는 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