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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라엘라 Mar 20. 2020

ep25. 바디 프로필이라도?

스튜디오 계약부터 촬영 당일까지

한 달 동안 음식 생각에 고통받으며 꾸역꾸역 먹고, 생각 없이 운동한 게 변화가 있긴 했나 보다.


"다리가 좀 길어 보여요. 너무 아쉬우니까 2월 한 달만 해봐요.  이제 좀 근육도 보이는데, 진짜 아까워요. 떡이 먹고 싶으면 현미 떡으로 100g 소분해 먹으면서 사진이라도 찍어보는 건 어때요?"


바디 프로필을 남겨놓는 건  그래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엄청 근육질이 아니더라도 나름 고통스러웠던 결과의 흔적을 기록해놓는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운동 말고도 준비한 것들에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바디 프로필을 찍겠다고 결정을 했으면,
내가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1. 먼저 스튜디오 고르기다.


바디 프로필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는 많기에 잘 알아봐야 한다.

내가 어떤 콘셉트로 찍겠다고 명확한 사람들은 아마 드물 것이기 때문에, 여러 스튜디오를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들은 어느 정도 손품만 팔면 찾아낼 수 있는데, SNS 계정들을 보면 여러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보통 스튜디오 당 배경 콘셉트가 한정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배경 분위기를 보고 스튜디오를 결정할 것을 추전 한다. 배경이 정해지면 의상도 윤곽이 나올 것이고, 포즈도 그에 맞게 감이 잡힐 것이기 때문이다.



2. 기간 설정은 그다음이다.


나는 계속 빵도 먹고, 먹고 싶은 간식들을 한 번씩 먹고 클린 식단은 (정해진 것만 먹는 식단) 겨우 한 달 유지했다. (사실 그것도 너무 힘들었다.) 뱃살이 많지만 복부 운동은 싫어서 복근도 없었다. 운동과 식단을 깔끔하게 3개월 정도는 한 후에 사진을 찍으면 훨씬 보람 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2~3개월의 기간의 여유를 두고 촬영일을 정하는 걸 추천한다.  

3. 다음은 콘셉트 수 정하기다.

콘셉트가 늘어날수록 준비해야 하는 옷은 물론, 콘셉트 당 비용도 늘어난다. 나는 2~3개의 콘셉트를 하는 걸 추천하는데, 왜냐하면 처음에는 누구나 긴장을 하기 때문에 첫 번째 콘셉트에서는 베스트 샷을 건지기 어려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도 약간 긴장도 풀리고 자신감도 붙고 재미를 느끼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기에, 콘셉트를 하나만 하면 너무 아쉬울 것이다. 나도 콘셉트는 두 개로 정했는데, 확실히 첫 번째보다는 두 번째 콘셉트에서 맘에 드는 사진들이 많이 나왔다. 너무 많이 해도 문제가 되는 게  촬영 전날부터는 보통 단수, 단식을 하고 촬영을 할 것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많이 버거울 것이다.



바디프로필에서 선택한 두 가지 컨셉본




4. 의상, 헤어, 메이크업

나는 이 부분에서 많이 고민을 했지만, 결정을 하고 나니 굉장히 심플했다. 생각한 것들은 많았지만, 사진만 찍고 안 입을 옷들을 쇼핑하려니 돈이 아까웠다. 그래도 한 번이라도 더 입을 옷이 없을까 생각하다 보니 형광색도 포기하고, 가죽 옷도 포기했다. 스튜디오에서 대여해주는 것들도 있어서 (수영복과, 팔찌, 귀걸이, 구두는 스튜디오에서 무료로 대여해주었다) 나는 레깅스와 탑만 샀다.
헤어와 메이크업은 촬영 스튜디오에서 같이 계약하는 시스템이었다. 따로 메이크업을 받고 오는 곳도 있는데, 나는 이 시스템으로 진행한 게 더 좋았다. 촬영 당일에 여기저기 이동하는 것도 힘들고, 콘셉트가 바뀔 때마다 헤어나 메이크업 수정을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5. 포즈
 내가 생각한 촬영의 콘셉트는 "걸 크러쉬"였다. 웃음기는 빼고 무표정에 자신감 있는 포즈로 찍고 싶었다. 거울 보고 연습을 하라고 하지만, 부끄러움이 많은 탓에 직접 포즈 연습은 많이 못했다. 대신 비욘세나, 아리아나 그란데 뮤직비디오를 계속 보면서 마음에 드는 안무 동작을 캡처해서 본다거나, 나는 자신감이 넘친다는 주문을 걸었다.
 촬영 작가님도 어떻게 하라고 도움을 주신다고는 하지만, 준비 없이 가면 작가님의 디렉팅도 한계가 있기에 포즈는 꼭 준비해 가는 걸 추천한다. 인터넷에 바디 프로필 포즈만 검색해서 연습만 해도 충분히 자신감 있게 촬영할 수 있을 것이다.





6. 전날 한 것?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운동은 2일 전까지만 하고 하루 전에는 땀을 빼고 단수를 하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물은 500ml 한 병을 두고 나눠 마셨고, 그 상태서 찜질방을 갔다. 몸에 수분을 빼니 53.6kg이던 체중은 52.8kg으로 줄었다. (이 몸무게는 안 먹고 땀을 뺀 무게이므로 내 최저 무게가 아니다. 단지 촬영용으로 만드는 것일 뿐이기에.)





7. 촬영일에 한 일   
 
바디 프로필을 찍을 때 태닝을 한다고 하는데, 나는 까무잡잡한 피부라, 촬영 때문에 태닝을 한다면 그 이후 뒷감당이 안될 것 같았다. 그냥 촬영 당일 오일만 바르기로 하고, 다이소에 가서 3000원짜리 (피부가 두꺼운지 알레르기는 없는 편이라 한 번 쓸 오일에 굳이 많은 지출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오일을 준비해 갔다.  그리고 꼭 했어야 하는 단식은 지키지 못했다ㅠ (아무리 촬영이라지만, 음식에 대한 욕구는 끝까지 참을 수가 없었다.) 아침 8시에 식빵을 사서 한 조각을 먹고는 안정이 되었다. 그 이후로는 좀 진정이 되어 촬영이 끝난 오후 6시 반까지 아무것도 마시지도, 먹지도 않았다.  




많은 준비물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멋진 몸이다.
이게 준비되지 않으면 그 어떤 멋있는 의상, 헤어, 포즈가 다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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