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벚꽃처럼 흐드러지더니

사라진다

by 엘라엘라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200819063924_0_crop.jpeg 2018년 1월부터 3월까지의 BTC 시세



결국, 난 Sell 버튼을 눌렀고, 다른 코인으로 회복하겠다는 생각 없이 바로 통장에 입금시켰다.


1000달러에서 10% 손실은 900이지만,

900에서 10% 이익은 990달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고 결론 냈기 때문이다.


실시간 차트 어플도 지웠다.


내 통장에서 나갈 땐 1000 AUD (한화 850,000)이었던 게 들어올 땐 300 AUD(한화 255,000원) 되기까지 딱 두 달.


누군가에겐 고작 몇 십만 원 잃었다고 하겠지만 더 크게 잃은 건 나였다.


일상이 크게 깨졌다.


고친 줄 알았던 폭식과 구토는 더 크게 찾아왔고,

잠을 자다가도 코인 차트를 보다 보니 수면이 부족했다.

비몽사몽으로 일을 하고 틈틈이 실시간 차트를 확인하며 하락 충격에 내내 우울했다.



마약이 있다면 이런 것일까?


고통스러우면서도 계속 찾는 그 무언의 유혹말이다.





코인을 팔고.. 대단하게 바뀐 건 없었다.


집 밖 풍경도, 하던 일도, 엄마한테 전화하면 '왜?' 하고 퉁명스럽게 받는 것도 다 똑같았다.



이제 자던 시간에 잠도 잘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코인 이야기를 꺼낸 친구와는... 금기어 같은 게 생겨 버렸다.

연애사, 미래 고민 등 무엇이든 다 이야기하던 친구가 정말 이상하리만큼 내가 돈을 넣고 잃기 시작하면서,

연락이 뜸했다. 그 이후에 연락이 되긴 했지만, 아직도 코인과 비슷한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마치 코인 세계를 몰랐던 것처럼.






10년 지기 절친이 투자를 권유했다 (1)

https://brunch.co.kr/@hyh2036/65

10년 지기 절친이 투자를 권유했다 (2)

https://brunch.co.kr/@hyh2036/66

계속 오를 줄 알았는데

https://brunch.co.kr/@hyh2036/68

나 아직도, 비트코인한다

https://brunch.co.kr/@hyh2036/70






매거진의 이전글계속 오를 줄 알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