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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라엘라 Aug 31. 2020

입시를 시작하는 4세

영어 유치원 (이하 정식 명칭은 유아 영어학원, 이하 영유) 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놀이식 영유와 학습식 영유.

놀이식 영유는 그야말로 놀면서 영어를 즐겁게 익히자는 목적이 강한 곳이다. 실내 놀이터에서 놀이 시간도 많고, 노래도 많이 부르고 원어민과 대화를 통해 커서 생길지 모르는 영어 울렁증이 생기지 않게 만드는 기관이다. 두 번째로 학습식 영유는 앉아서 하는 수업 시간이 조금 더 많은 곳이다. 놀이 시간도 있지만, 그보다는 교재로 수업하는 시간이 많다. (책장도 넘길 줄 모르는 아이들이 한 학기에 5권 정도 분량의 수업을 한다.)


즐겁게 쑥쑥 배우는 게 누구나 원하는 것이라지만, 눈으로 나타나는 결과 역시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모님들은 학습식 영유를 보내곤 한다.


놀이식 vs 학습식



영유도 급이 있다.

커리큘럼, 원장의 마인드, 교육시설, 비용등은 일단 차치하고라도, 아이들의 영어 학습 특히 효과가 두드러진다는 일부 기관이 있다. 게다가 선착순이 아닌 1:1 인터뷰를 통과한 학생만 입학하는 프리미엄 기관이기에, 그 영유의 교복을 입히려고 엄마들은 부단히 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를 교육한다.



먼저, 영어를 장기로 배울 기관을 찾는다. (영어 노출)

이르면 3세부터, 늦어도 4세에는 영, 유아 영어 기관에 아이를 입학시킨다. 우리나라 나이 3살이면, 만 2세다.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심지어 원에서 자는 시간이 더 긴 아이들일지라도 영어 자극을 주기 위해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효과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첫 기관을 아이가 4세 정도 되었을 때 보낸다. 어느 정도 말귀도 알아듣고, 의자에 앉을 줄도 알고, 또래 친구들과 같이 지내는 게 재미있어질 때쯤 말이다. 정규 수업시간은 9시 반부터 2시까지이다. 점심 먹는 시간을 제외하더라도 일주일에 5일씩 하루에 4시간 이상을 영어로 공부하고, 애프터 수업까지 하면 4시에 집에 가니 하루 종일 영어를 배우는 것이다. 막 배운 말들을 할 때마다 잘한다고 칭찬을 받으니 계속하게 되고, 학습 효과가 클 수밖에.. (성인도 하루에 이렇게 영어만 공부한다면 늘 수밖에 없는 시간표일 것이다.)   


둘째, 영재 테스트를 치른다. (예비 시험)

남들이 부러워하는 기관은 아무나 가는 게 아니다. 1차적으로 얼마나 인지를 할 수 있는지,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은 있는지 그야말로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하는 수학[(닦을 수) (배울 학)]능력시험이다. 이 테스트는 한글로 진행된다. 타인과 대화가 통하는 아이이면 가능하다. 영재 테스트는 상위 5%를 통과해야 프리미엄 영유에 시험 볼 수 있는 티켓을 획득하는 것이다.  

프리미엄 영유에 가려면 영재 테스트 결과가 필요하다



셋째, 1:1 테스트를 앞두고 폭풍 가정교육을 진행한다.  (본시험 준비)

A, B, C, D ~ 알파벳 노래만 할 줄 알던 아이들이 여러 단어를 영어로 이야기하고, 길거리에 간판에 보이는 영어 스펠링을 하나씩 읽는 재미가 생기면, 엄마들은 좋아하는 것도 잠시. 이제 쓰기 교육에 돌입한다. 언어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이지만, 테스트에서 가장 쉽게 우열을 가릴 수 있는 건 역시 지루한 쓰기이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영유 인터뷰는 2학기 중반부터 진행되며, 한 번 떨어지면 1달 간은 재응시할 수 없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과한 순서대로 입학 정원이 채워지기 때문에, 정원이 모두 채워지면 입학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해도 응시할 수 없다.







아이들의 영어 공부 시작 시기가 점점 내려가고 있다.

태교부터 영어를 시작해야 한다는 말도 들려오는 요즘, 영어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이 시대의 교육 트렌드를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안타까우면서도, 나중에 영어로 애먹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나는, 영유 영어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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