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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범용의 습관홈트 Jun 30. 2019

나는 네 편이야

직장에서 멘토가 된다는 것

 삼성에 경력 입사했다. 벌써 5 전의 일이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과거 업무 경력이 경력 사원 채용의 업무 내용과 유사하여 최종 합격하는 영광을 얻었다. 그리고 업무 내용도 비슷하니 근무 환경이나 조직문화까지도 과거 내가 근무했던 회사와 유사할 것이라 생각하며 걱정  기대 반으로  출근했었다. 물론 회사에 출근하기 전에 2차례나 교육을 받았기에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조금  컸었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과 시스템 그리고 일하는 방식에 적응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그때 나에게 구세주가 등장했다.


바로 멘토였다.


나와 동갑인 그는 나보다 2 정도 먼저 입사한 선배였다. 다른 선배나 상사는 주로 업무에 관련된 주제로만 나와 대화를 했다. 마치 그들의 음성은 비장한 군대 음악처럼 들리기도 했다. 목적 지향적인 노래처럼  비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멘토는 나의 개인적인 일들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에 대하여 주로 이야기를 했다. 감미로운 발라드처럼 들렸다. 숨통이 조금 트였다. 멘토는 점심 식사 메뉴는 어디에서 확인할  있는지, 출퇴근 버스는 어디에서 타고  시에 도착하는지, 회사 이메일과 아웃룩을 어떻게 연결하는지 등등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지만  위로가 되었다.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상위 500 기업을 설문조사한 결과 75% 기업이 멘토링을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2016 삼성 임직원 2,8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5% 멘토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삼성 신규 입사자 2,500명을 설문조사했더니 88% 멘토링이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다. 나도 88% 안에 포함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있다.


그럼 어떤 영역에서 멘티들은 도움을 받았을까?


1. 회사 생활 전반에 걸쳐 두루 도움(43%)

2. 업무 이해(30%)

3. 조직문화 적응(7%)

4. 고민상담(5%) 차지했다.


이렇게 멘티들은 멘토로부터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멘토링의 중요 역할을 담당하는 멘토는 어떤 능력이 가장 중요할까? 2016 삼성 임직원 2,8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멘토가 갖춰야  가장 중요한 역량은 


1. 소통과 공감 역량(45.1%)

2. 멘토의 적극적인 마인드(23.6%)

3. 회사에 대한 이해(13.7%) 차지했다.


멘토의 역량  단연 중요한 역량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스킬임을   있다. 특히 피드백 3단계인 A.I.D 상당히 중요하다.


A Action 준말로 '멘티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라'는 의미다.


I Impact 준말로 '행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라'는 의미다.


D Develop 준말로 '바람직한 개선 방향을 제시하라'란 뜻이다. 


예를 들어 보면, 만약 멘티가 다음과 같은 고민거리를 털어놓았다고 가정해 보자.


멘토님,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아는 사람도 없고 어색하고 힘들어요


이런 경우 멘토가 “  사람들과 대화도 해보고 커피 타임도 가지려고 노력해 봐요”라고 피드백을  주었다면 절름발이 피드백이 되는 것이다.


피드백 3단계(A.I.D) 따른 대화를 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누구나 대인관계가 힘들어해요” (A: 멘티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다시 언급해 준다)


그렇지만 계속 어색한 관계가 지속되면 김대리도 주변 사람들도 불편해할 거예요” (I: 멘티의 행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설명해 준다)


사내 동아리 활동을  보는 것은 어때요? 사내 네트워크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거예요” (D: 바람직한 개선 방향을 제시해 준다)




나는 최근 처음으로 직장 멘토로 선정이 되었다. 우리 팀에 경력으로 입사한 동료의 멘토가  것이다. 그래서 회사가 제공하는 멘토링에 대한 교육도 별도로 받았다.


지금 솔직한 심정은 내가 멘토링을 잘할  있을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리저리 흔들리던 내가 멘토링을 받고 새로운 직장에  적응할  있었기에  보답을 새로운 멘티에게   주고 싶다.


내가 처음 삼성에 입사했을  나의 멘토였던 동갑내기 직장 선배는 회사를 떠났다.  선배의 철학에 근거한 결정이었기에 그의 결정을 응원해 주었다. 그리고 서로 바쁜 일상 속에서 소식도 뜸해졌었다.


그런데 며칠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밝은 목소리였다. 이런저런 살아온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던 중에 나도 최근 직장에서 경력 입사자의 멘토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직장에서 처음으로 멘토가 되어보니 나의  직장 멘토였던 그가 불현듯 생각났고 여러 가지 도움받았던 일들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때 전하지 못한 감사의 말을 새삼 전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겸연쩍게 웃으며 자신은  위해 도움을  것이 하나도 기억이  난다고 말했지만 그도 기뻐하는 눈치였다.


그가 나의 멘토가 되었을 당시에는 그는 멘토링이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지는 않았다고 추론된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멘토가   회사가 제공한 멘토 관련 교육을 받다 보니 멘토링도 시스템적으로 프로세스화가 되어 있음을 알았다.


예를 들어 1년에 10 정도는 만나야 하고  만남에서는 자기소개를 준비하고 질문도 3 정도 멘티에게 미리 준비하라고  후에 답변을 갖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멘토링 일정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의  직장 멘토로부터 그런 체계적인 프로세스에 따라 그와 만남을 가진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훌륭한 멘토였다.


그는 ‘나 네 편이다라는 강한 믿음을 흔들리던 나에게 심어 주었다.


내가 업무적으로 실수해서 멘토와 함께 상사에게 꾸중을 듣더라도 그는 나를 변호해 주었다. 내가 맡았던 업무 중에 이해가  되는 부분을 질문하면 그는 답을 당장 모르더라도 나중에는 확인해서  다시 설명해 주었다. 회의로 저녁 식사 시간이 늦어져서 혼자 사내 식당으로 가는 날에는 그는 기꺼이 나와 동행해 주었다. 그는   편이 되고자 노력했다.


나도 그런 멘토가 되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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