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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범용의 습관홈트 Apr 25. 2020

좋은 루틴, 나쁜 루틴, 이상한 루틴

반복적인 습관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

여러분이 다짐했던 2020년 새해 결심은 안녕하십니까? 

미국의 한 설문조사 기관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새해 결심한 사람 중 92%가 실패한다고 합니다. 오직 8%의 극소수의 사람들만 새해 결심에 성공하는데요. 

왜 그럴까요? 계획만 세우고 언제나 실패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2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완벽주의자이기 때문입니다. 완벽주의자들은 완벽한 장소, 완벽한 시간, 완벽한 준비물이 모두 갖춰져야만 습관을 실천할 마음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새벽 6시에 스포츠 센터에 가서 1시간 운동하고 출근하기’를 계획했는데, 스포츠 센터가 문을 닫아서 장소가 제공되지 않은 날이나, 알람 소리를 듣지 못해 늦게 일어났거나, 운동복을 미처 세탁하지 않아 준비물이 제공되지 않은 날이면 이를 핑계로 아예 실천을 하지 않는다는 거죠. 


둘째, 자신의 열정을 과대평가합니다. 체면이 서는 높은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에 지키기가 힘듭니다. 처음 루틴을 계획할 때의 열정의 온도가 100도라고 해서 언제까지 그대로 유지될까요? 안타깝게도 우리의 열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갈됩니다. 특히 감정이 엉망인 날은 높은 목표를 생각만 해도 거부감이 큰 까닭에 쉽게 포기하게 되지요. 

반복적인 습관을 루틴화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루틴을 만드는 것입니다. 더 나은 내일로 향하게 하는 좋은 루틴, 의미 없이 반복되기만 하는 나쁜 루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이상한 루틴은 어떻게 구별할까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4개월째 월급이 밀려 새 직장을 구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월급이 밀리자 그의 아내도 그의 곁을 떠났습니다. 3명의 어린 아들을 남겨두고 말이죠. 희망은 안개처럼 사라졌고 그 빈자리를 절망이 대신했습니다. 그는 매일 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술에 의존하게 됩니다. 나쁜 루틴이 그의 삶을 장악하게 된 것이죠. 그러던 중 심리학자 B.J Fogg 가 제안한 아주 작은 습관(Tiny habit)을 알게 되고부터 ‘7분 아침운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매일 정신없이 허둥지둥 잠에서 깨던 그는 이제 준비된 아침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그렇게 좋은 루틴이 나쁜 루틴을 몰아내기 시작하자 남자는 다시 살아갈 용기를 회복했고 그러면서 하나의 확고한 믿음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바로 올바른 작은 행동을 발견하는 것은 커다란 ‘자기 파괴’를 막아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제게도 아침 루틴이 있습니다. 저는 매일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양치질을 하고 세수를 합니다. 그리고 부엌에서 커피 한잔을 탄 후 체중계에 올라가 몸무게를 확인합니다. 몸무게의 숫자는 오늘 제가 먹을 음식의 양을 결정해 주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그리고 서재로 들어가서 출근하기 전까지 2시간 동안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제가 처음부터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회사 출근 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 5시 45분에서 겨우 일어날 때도 있었지요. 하지만 변수가 많은 하루 속에서 하나의 습관을 실천할 시간을 확보하고자 기상 시간을 5분씩 앞당기기 시작했습니다. 5시 40분에 일어나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5시 35분으로, 그다음엔 5시 30분이 됐죠. 결국 1년 뒤엔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는 루틴을 만들게 됐습니다. 이런 아침 루틴은 오늘도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함을 선물합니다. 이 뿌듯함은 나를 더 사랑하게 만들어 주었고 긍정적인 회사생활을 하도록 돕는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중요한 비밀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만약 매일 7분 아침운동을 실천하는 남자나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는 제가, ‘기분 좋을 때’ ‘시간이 여유가 있을 때’만 루틴을 실천했다면 인생의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이상한 루틴’입니다. 좋은 습관이 루틴화 되기 전에 중도에 포기하거나, 기분 좋은 날만 실천하게 된다면 루틴이 있어도 별 효과가 없는 ‘이상한 루틴’이 되는 함정에 빠지죠. 그러니 우리 삶의 변화는 결국 ‘어떻게 하면 이상한 루틴을 최소화하고 좋은 루틴을 많이 만들어 내는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좋은 루틴을 만들기 위해서는 올바른 전략이 필요합니다. 좋은 루틴을 만들기 위한 첫 단추는 좋은 습관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다만, 습관이 좋은 루틴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5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하나, 10분 안에 3가지 습관을 실천할 정도로 작고 사소해야 합니다

제가 4년 넘게 실천해 오고 있는 습관 3가지는 ‘글쓰기 2줄, 책 2페이지 읽기, 팔 굽혀 펴기 5회’입니다. 이 세 가지를 모두 실천하는데 9분 5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이 습관을 지속했더니 좋은 루틴이 됐고, 3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가 됐고, 직장에서는 우수 사원으로 선정됐으며, 금연에 성공했고, 10kg이나 체중감량을 하는 등 수많은 선물을 받게 됐습니다. 

둘, 공개 선언해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깨지기 쉬운 약속은 바로 자신과의 은밀한 약속입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조금 과감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은밀한 나와의 약속을 벗어던지고, 여러 사람 앞에서 우리의 결심을 공개 선언하는 것입니다. 담배를 끊으려고 단단히 별렀다면 “앞으로 내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본 사람에게 무조건 10만 원 줄게”라고 말하거나, 영어공부를 결심했다면 “올해 안에 오픽(OPIc) 최상위 등급을 따겠어”라고 회사 동료들에게 약속하는 것도 공개 선언의 좋은 예입니다.

셋, 매일 결과를 기록해야 합니다. 

우리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형되고 흐릿해집니다. 연기처럼 사라져 가는 기억을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기록뿐입니다.  루틴 달력을 만들거나 다이어리에 루틴 성공 여부 및 실패 이유 등을 기록해야 개선 사항을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넷, 주기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이 부족한지만 알아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월 단위로 습관 결과를 평가하고 피드백 시간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섯, 스스로 보상해 주어야 합니다. 

꾸준한 반복은 지루한 여행입니다. 따라서 애쓴 자기 자신에게 자주 선물해 주어야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제가 제안하는 적절한 보상의 시기는 3일, 21일, 66일, 90일입니다. 3일은 작심삼일을 넘어서는 날, 21일은 우리 뇌가 새로운 행동을 기억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 66일은 몸이 새로운 행동에 익숙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이며, 90일은 제가 운영하는 습관 프로그램에 참가한 수많은 사람들이 포기했던 ‘죽음의 계곡’을 무사히 건너는 날입니다.  여러분도 이 4개의 위기를 통과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보상을 해 준다면 보다 즐겁게 습관을 지속해 좋은 루틴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것을 계획하지 마세요. 작고 보잘것없는 하루의 습관을 좋은 루틴으로 만들면 루틴 그 자체가 삶의 일부분이 돼 여러분의 소중한 목표를 성취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인생의 뿌리가 되는 루틴, 여러분에게도 올해는 그런 좋은 습관이 많아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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