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들 딸이 어떤 삶을 살았으면 좋겠나요?”
라고 누군가 질문을 한다면,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은 ‘내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나길 바란다’라고 서슴없이 대답을 할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들이 정의하는 행복 속에는 한 가지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즉 부모들이 바라는 아이들의 행복과 아이들이 스스로 느끼는 진정한 행복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하나 흐르고 있는데요.
그 강은 바로 부모가 정의하는 아이들의 행복 속에는 ‘공부도 잘하면서 행복하게’ 자라나길 바라는 '욕심의 강'입니다.
이런 부모의 욕심은 아이들과의 물질적인 거래도 서슴지 않게 만드는데요. 예를 들면 이번 기말고사에서 1등 하면 또는 영어 시험에서 100점 맞으면 이란 조건을 달고 물질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약속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의 시각에서 보면 조금은 다른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과연 우리 아이들은 성적이 오르고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었을 때 행복감을 느끼고 삶의 만족도도 올라갈까요?
2016년 5월 2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염유식 교수 팀이 발표한 '2016 제8차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82점으로 조사 대상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2개국 중 꼴찌를 차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주관적 행복지수’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행복의 정도를 OECD 평균(100점)과 비교해 점수화한 것인데, 주관적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스페인으로 118점이었으며 오스트리아와 스위스가 113점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조사 결과 중 하나는 아동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에는 성적이나 집안의 경제 수준보다는 ‘부모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게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성적이 똑같이 '중간 정도' 일 때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으면 47.7%가 삶에 만족했지만, 아버지와 관계가 좋은 경우 75.6%가 삶에 만족하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집안의 경제 수준이 '상위'일 때 어머니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49%만 삶에 만족해했지만, 어머니와의 관계가 좋으면 81%가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집에 아무리 돈이 많아도 어머니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는 32%나 하락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의 결과가 공감이 가시나요?
이 보고서의 질문 내용을 하나하나 검증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보면 공감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A 중학교에서 '이럴 때 부모님으로부터 감동받아요'란 주제로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학생들의 여러 가지 다양한 대답들이 있었지만 인상적인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학생 A>
'무엇 때문인지 눈물이 펑펑 나오던 날, 고등학교 입시문제, 미래에 대한 불안감, 친구에 대한 고민 등 혼자 참아내기 힘든 마음에 마냥 어린애처럼 펑펑 울었을 때 그냥 마주 보고 앉아서 한 없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했어요.
내가 부족한 걸 아는데, 잘되지 않고 실수도 많이 하는데 그걸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시고 할 수 있다 생각해 주신 거 생각하면 항상 눈물이 나요. 곁에 계셔 주셔서 감사해요’
<학생 B>
'내가 힘들 때 격려해 주시는 건 우리 부모님이라는 거 알고 있어요. 자존감이 낮아질 때에 어떻게든 기를 살려 주시려 하시고, 어떻게 해야 이 애가 더 행복해할까 얘기 나누고 걱정하는 모습에 눈물이 나요. 고마워요’
<학생 C>
'나 스스로도 내가 못하고 부족하다는 걸 아는데도 따뜻하게 바라봐주실 때, 비난하지 않고 사랑해 주실 때 너무도 감사해요. 그럴 때 더 잘하고 싶고, 마음속에서 깊은 힘이 나는 듯해요’
중학생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니 느낌이 어떤가요?
저도 두 딸의 아빠로서 중학생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으니 공감도 되고 감동도 느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듣고 싶은 말은 공통적으로 ‘지금 당장 믿을 것이 없어도 믿어주고 격려해 줄 때’ 감사함을 느끼고 본인이 정말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음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How about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