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심지어 수록곡의 Late Night Talking이 3위를 달성했다. 앨범에서도 손 꼽히게 좋은 편이었던 곡이라, 이 곡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게 놀랍지만은 않지만...해리 스타일스가 이렇게까지 성공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던가 싶기도ㅋㅋ
유의미하게 높은 순위를 달성했기 때문에, 이 곡에 대해 짧게 감상평을 적어보자면 해리의 이번 앨범 무드가 다 그렇듯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중심으로 가벼운 베이스와 비트감이 산뜻한 느낌을 주는 이지리스닝 곡으로 느껴진다. 곡의 파트들이 뚜렷하게 구분되기 보단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무드를 가져가는 곡이다. 요런 신스팝 장르가 확실히 다시 유행인 것 같은데, 더 위켄드의 곡들이 절정일 줄 알았건만 이렇게나 이런 레트로가 오래 유행할 줄은...전혀 몰랐다...ㅎㅎ
해리스타일스의 Late Night Talking 외로는...원리퍼블릭의 I Ain't Worried가 10위권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 정도. 탑건 매버릭의 영향이 아직 건재한 모양이다. 락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요즘 시장에서 요런 락 밴드의 흥행은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요것도 또 완전한 하드락은 아니고 굳이 따지자면 팝을 많이 섞은 가벼운 느낌의 팝락에 가까워서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그냥 기분 좋은 드라이브송 같은...새로움은 없는 곡.
새로이 차트에 등장한 곡들을 보자면, 25위의 Detox가 있다.
Lil Baby의 싱글로, 요즘 장르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트랩 비트의 전형적인 힙합곡이다. 특별히 주목해볼만한 특이사항은 없으므로 긴 감상평은 패스해야 할 것 같다.
미국에선 정말 확실히 힙합 장르의 곡들이 반응이 굉장히 빠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발라드 장르의 곡은 특별히 시기를 타지 않고 스테디셀러처럼 꾸준히 청자들이 있는 것처럼, 미국의 힙합 장르의 곡도 약간은 그런 모양이다.
42위로 데뷔한 Yeat의 싱글 Talk도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힙합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곡에 대해서도 사운드적이나 음악적으로 언급할 부분은 역시나 트랩 장르 곡들이 유행이다, 정도이므로 이 곡도 패스...
다음 순위의 차트 데뷔곡을 보자면, 77위의 Romantic Homicide가 있다.
굉장히 나른한 기타 사운드와 베이스, 뒤에 깔리는 신디사이저 소리가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 곡이다. 얼터너티브 락 장르 정도로 구분하면 조금은 맞지 않을까...싶기도. 이 곡의 아티스트는 d4vd로 이 곡이 그의 첫 번째 빌보드 차트 데뷔곡이라고. 사실 연상되는 곡들도 많고 - 대표적으론 약간 느낌은 다를 수 있어도 cigarettes after sex 노래들도 생각나고 - 굉장히 새로운 사운드다!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17살의 어린 아티스트이고 기타 사운드와 편안한 그의 보컬이 굉장히 잘 어울려서, 기대해볼만한 아티스트라고 생각되기는 한다. 이 곡 역시 정식 발매 전 틱톡에서 먼저 공개하는 전략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전략은 꽤 효과적이라서 실제 틱톡에서 인용되는 수도 높았다고. 확실히 요즘 어린 아티스트들은 틱톡에서 마케팅을 제일 많이하는 것 같다. 틱톡 정말 정말 싫어하지만 이젠 틱톡을 멀리하면 트렌드에서도 멀어지는 게 사실인 것 같다...(하지만 여전히 깔긴 싫다)
91위 역시 차트에 첫 데뷔한 Calm Down. 레마와 셀레나 고메즈의 곡으로, 기존에 있던 rema의 곡에 셀레나 고메즈가 참여한 것 같다. 미디엄 템포의 차분하면서도 잔잔한 라틴풍의 곡으로, 벌스의 기타 사운드와 포인트로 사용되는 fx가 귀를 사로잡는 곡이다. 개인적으로 차분한 곡의 진행이 셀레나 고메즈의 공기 같은 음색 및 창법과 어우러져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98~100위는 모두 빌보드 차트 데뷔곡들로 꾸려졌다.
Steve Lacy의 Static이 98위, Armani White의 Billie Eilish.가 99위, 로미오 산토스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Sin Fin이 100위를 차지했다.
Static은 베이스와 피아노 사운드가 이끄는 편안한 무드가 매력적인 알앤비 곡이다. 2절부의 맑은 기타 사운드와 화음 역시 곡의 편안한 분위기를 살려주는 하나의 포인트가 된다. 다만 곡의 무드와는 살짝 상반되는 보컬의 음색이 아쉽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런 독특한 음색의 보컬 덕에 또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고저 없는 송폼의 곡이 지루하지 않게 풀려나간 것 같기도.
Billie Eilish는 장난기 있게 풀어나가는 아르마니 화이트의 래핑과 묵직하면서도 리듬감 있는 비트가 어우러진 힙합곡이다. "Nothin" 이라는 곡을 샘플링한 곡이라고 한다. 힙합계에선 샘플링이 워낙 흔한 일이지만, 요즘엔 요런 샘플링곡들이 확실히 많이 늘어난 것 같다. 빌보드에도, 케이팝에서도. 아무래도 완전히 새로운 곡을 써내는 것도 한계에 부치지 않았나 싶기도..,또 레트로 열풍과도 일맥상통하는데, 사람들이 결국엔 또 익숙한 곡에 자꾸 손이 가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 Sin Fin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게 들릴 라틴 팝 곡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목소리와 벌스의 멜로디 덕에 팝곡이라는 인상도 많이 주지만, 확실히 중심이 되는 비트와 기타 사운드를 들어보면 확실한 라틴팝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라틴팝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완전히 팝곡이라고 하기도 애매해서 살짝은...촌스럽게도 느껴진달까. 안타깝지만 또 차트에서 롱런하긴 어렵겠구나 싶다. 이건 사족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팀버레이크의 미성을 좋아해서, 예전 같은 댄스팝곡이 나와주면 Y2K 무드도 나고 좋을 것 같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