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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보 Mar 15. 2022

NCT127 메인 보컬들에 대한 간단한 고찰

그들은 왜 메보가 되었는가

2022년 현재 SM엔터테인먼트의 주력 보이그룹은 누구일까?


기록과 성적과는 상관 없이, 아이돌 음악을 즐기는 리스너들이라면 대부분 쉽게 대답할 질문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공통된 답변은, NCT127. 복잡하고 치열한 NCT 체계 안에서도 공고히 그들만의 위치를 쌓아올리고, 수려한 앨범 발매를 멈추지 않는 유닛. 그들의 메인 보컬들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1. 해찬 

음색을 타고났는데 가창력도 타고나고 노력도 더하면 이렇게 되는구나, 생각이 드는 보컬.

조금은 얄미울 정도로, 그 재능이 눈이 부신 보컬.



목소리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더라도, NCT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더라도 쉽게 구분하는, 이해찬인 이해찬 목소리가 특징이다. 그 음색에 특징이 있다면, 굉장히 고음역에서 노는 미성인데, 그 목소리의 질감이 있다면 약간 건조해서 바스라지는 느낌의, 서걱서걱한 성격의 보컬.


후술할 테지만, 동 그룹 내 다른 보컬들과 비교했을 때, 공기가 많이 섞였는데, 공기가 많이 섞였다고 해서 촉촉하고 야해지는 느낌 - 단적으로 소유의 보컬 스타일 - 보다는 에어리한 질감으로 묘하게 건조한 목소리를 자랑한다. 목소리를 손으로 만질 수 있다면, 까끌까끌한 모래 블럭 같은 느낌?


개인적으로는 중저음보다 고음에서 빛이 나는 목소리 같다. 애초에 엔시티 곡들이 제법 다 높은 편이라서 해찬 목소리가 더 튀지 않나 싶다.




그리고 드림과 127에서 되게 다른 느낌으로 와닿는 게 신기하다.


127에는 아무래도 좀 중저음이 매력적이고 고음도 단단하고 두껍게 잡아서 가는 보컬 형들이 많다 보니 해찬이가 고음으로 탁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달까? 같이 고음 애드립을 맡는다고 해도 태일이나 도영이 잡아주고 위에서 해찬이가 거드는 느낌? 소위 말하는 성녀 파트 담당 느낌이 조금 난다.


그런데 드림에서는 신기하게도 단단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상대적으로 다른 드림 보컬들 - 런쥔과 천러 - 가 너무 극단적으로 예쁜 옥구슬 보이스라 더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고, 최근으로 오면서 더 그렇게 된 것 같다. 예전에는 - 특히 변성기 전엔 더 - 굉장히 하늘하늘한 느낌이었고 공기가 더 많이 섞였었다면 요즘엔 좀 더 단단해진 느낌? 공기가 좀 빠진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고음에서. 


highway to heaven 고음과 90's love 고음을 비교해보면 더 그렇다. 전자보다 후자의 고음 애드립 피치가 더 높은 것도 있는데, 전자에서는 되게 공기가 많이 섞인 고음이라면 후자에선 굉장히 단단하게 소리 비율이 더 큰 느낌. 아직도 보컬 연습을 하는 게 조금은 느껴져서 좋았다.


어울리는 장르는...사실 느린 템포보다는 좀 박자감 타야 하는 노래들이랑 잘 어울리는 거 같다. 약간 끝음을 뒤집는 기교를 많이 써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워낙 다른 멤버들이 발라드를 잘 소화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그 이유와는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템포가 빠른 edm 장르들이나 댄스 장르, 팝 장르 잘 소화하는듯... 




추천곡 : NCT127 - Regular, NCT DREAM - 같은 시간 같은 자리, NCT DREAM 마지막 첫사랑













2. 도영 




초반에는 도영과 태일 목소리를 좀 헷갈렸었다.


옛날에 엑소 보컬들을 색으로 나눈 걸 봤던 기억이 나는데, 디오가 남색이라면 백현이 파랑색, 첸이 하늘색이라고 설명한 걸 봤다. 태일과 도영도 색으로 나누자면 태일이 진한 파란색, 도영이 좀 더 흰색이 섞인 하늘색 같다.



기본적으로 해찬 만큼은 아니지만 소리를 쓸 때 공기를 적게 섞는 느낌은 아니다. 근데 해찬처럼 버석한 질감이 아니라 굉장히 촉촉한 느낌? 가성이 굉장히 촉촉한 느낌이 많이 든다. 그래서인지 몽환적인 노래나 조금 야해야 하는 노래(make a wish, baby don't like it 등등)에서 결정적인 파트를 가성으로 많이 가져가는 거 같다. 가성을 참, 소위 말해 '맛있게' 잘 살리는 멤버임에는 분명하다.



근데 사실 알고 보면 제일 강점이 드러나는 장르는 발라드다.

왜? 이유는 간단하다. 도영 목소리의 가장 큰 강점은 '감정 표현'에 있다. 도영의 노래를 듣고 있자면, 세밀함과 치밀함이 느껴지는데, 그정도로 한 음 한 음이 어떻게 들릴지 계산해서 부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자신이 내뱉는 소리에 어떤 감정을 실어야 할지 정말 많이 고민하고, 그걸 섬세하고 꼼꼼하게 해내는 보컬. 특히  Back 2 u 콘서트 영상을 보면 가장 쉽게 위 서술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멤버들 모두 다 감정 표현에 애를 쓰고 있지만, 유독 가장 눈에 띠게 서글프고 처연한 사람이, 유독 가장 그 가사 뒤에 숨은 스토리까지 읽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 도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도영은 해찬과는 반대로 전반적으로 빠른 노래보다는 좀 느린 템포가 더 잘 어울린다. 발라드에서 매력이 드러나는 것처럼, 청량한 팝이나 댄스, 혹은 SMP보다는 박자를 줄여 천천히 가더라도 힘을 빼면서 감성 섞을 수 있는 노래가 음색과 그만의 장점이 잘 보이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도영의 제일 가는 장점은 정말로 무엇보다 세밀한 표현에 있다.




추천곡: NCT U - Coming home, NCT127 - Back 2 U, NCT U - Make a wish


















3. 태일 




명불허전 입시 보컬 경쟁에서 승리한 자. 




왜 이렇게 얘기하냐면 기술적으로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을 항상 하기 때문이다. 해찬이나 도영, 재현 등 다른 보컬들도 다 음역대도 상당히 넓고 안정적이지만 태일의 목소리는 그 이상의 단단함이 좀 더 드러난다. 고음을 낼 때도 밑에서 잡아주는 느낌이 굉장히 강해서, 비유하자면 꼭 뿌리 깊은 나무 같다. 소리가 깊고 단단해서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고음을 들으면 시원하다, 탁 트였다 라는 생각이 든다. 청자의 속까지 뚫리도록, 시원하게 터뜨려주는 느낌? 그래서 특히 SMP - 강렬한 비트와 과할 정도로 많이 들어간 곡의 요소들이 특징인 - 가 대부분인 127의 타이틀 곡에서는 뛰어난 메인보컬급 멤버가 둘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인 고음은 항상 태일이 가져가게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가성보다는 진성으로 힘 있게 끌고 가는 느낌이 좋고, 다른 사람들은 정통 발라드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오히려 미디움 템포의 팝 댄스곡에서도 매력이 많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물론 발라드도 테크닉적인 면으로 잘 소화하지만, 태일 특유의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은 오히려 팝 댄스에서 잘 들려서 놀랐기 때문이다. touch를 듣는 내내, 태일 목소리가 이렇게나 잘생겼나, 몇 번을 감탄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좀 목소리가 전반적으로 힘이 가득차 있어서 그런지 벌스나 브릿지보다는 아예 후렴구나 완전히 애드립 파트를 가져가는 거 같고 그게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도영과 비슷한데 완전 다른 건, 도영은 같은 파트를 불러도 파워는 모자라고 여리여리하더라도 감성에 집중해서 섬세하게 표현하는 느낌이라면, 태일은 파워가 굉장히 많이 느껴지지만 감성은 도영이만큼 느껴지지는 않는 느낌이다. 그래서 태일의 보컬은 들으면 파도 치는 바다, 광활한 하늘이 생각날 수 밖에 없고.


또 이런 특성 덕에, 제대로 라이브 밴드 세션과 함께 하는 무대를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밴드들이 많이 하는 락 기반 장르에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히 락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밴드 사운드가 돋보였던 Without You가 태일에게 굉장히 잘 어울렸던 것처럼.




추천곡: NCT127 - Touch, NCT U - 텐데, NCT U - Without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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