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쁠 것 없어

8. 휴게소

by 재학

편의점에서 500ml 생수 한 병과 꿀 꽈배기 하나를 샀다.

가판대에서 핫도그도 한 개도 추가다. 케첩을 듬뿍 얹었다. 어디 앉아 먹을까? 방해받지 않을 곳을 찾았다. 멀리 야외 의자가 눈에 들어온다. 다가가는데 담배 냄새가 난다. 젊은 여자 둘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모습이다. 발길을 돌려 자동차로 향했다. 역시 에스엠이 편해. 언제부터 젊은 애들에게 자리를 양보했지?


의자를 한껏 뒤로 뺐다.

핫도그 한입, 물 한 모금, 과자를 번갈아 먹으며 휴게소에 들어오고 차들을 바라본다. 강아지를 안고 내리는 중년 여성, 등산 바지 차림의 아저씨, 모시옷을 입은 할머니가 내린다. 아무런 생각 없음의 즐거움 만끽이다.

‘에스엠 가져오길 잘했군.’

다 먹은 핫도그 막대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자동차에 올랐다. 안경을 선글라스로 바꿔 썼다. 지난달 안경을 새로 맞추면서 덤으로 얻은 것이다. 진하지 않아서 좋다. 천천히 휴게소를 빠져나와 차량 대열에 합류했다.

‘바쁠 것 없어. 바퀴가 터져도 이 속도 면 멈출 수 있을 거야.’


핫도그 들어간 위가 소화를 시키나 보다.

졸음쉼터가 보인다. 쉼터를 만든 사람의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한다.

‘운전하면서 졸음만큼 무서운 것이 없잖아.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위험에 빠뜨리는. 그럴 때 잠깐 눈을 붙이면 얼마나 개운해지는데.’

그렇지만 이용해 본 적은 없다. 대부분 참고 달리다 보면 잠이 깬다. 참아서 이겨 내는 것, 창순의 성격이다. 졸음쉼터의 유혹을 이겨 내니 낯익은 이정표가 눈에 나타난다. 곡성 갈 때면 즐겨 이용하는 구간이다. 우측 여수. 순천, 직진 전주 표지판이다.

‘어느 길로 갈까? 그래, 오늘은 순창 도로를 타자. 바쁠 것 없잖아.’

2㎞ 더 달려 전주 톨게이트로 들어섰다. 사실 약간의 망설임은 있었다. 이 길은 익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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