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쁠 것 없어

16. 용기

by 재학

‘저들은 누구요?’

‘왜 신고를 안 하는 거요.’

‘왜 말들이 없소?’

‘끌려간 사람들을 구합시다.’


늙은 여자가 창순을 바라본다.

‘마을 일에 끼어들지 마시오. 아까운 목숨을 버리지 마시오.’

‘가시오. 어서 빨리 피하시오.’

‘사람이 죽어 가는 것을 보고만 있으란 말이오.’

‘저놈들은 야차요. 사람이 아니란 말이오.’

‘사람 목숨을 파리만큼도 생각지 않는단 말이오.’

‘남은 사람이라도 살게 가만 놔두고 어서 빨리 가시오.’


창순은 공터에 있는, 남은 사람들이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혼자라도 구해야 한다. 가슴이 요동을 친다. 분노가 솟구친다. 늙은 여자에 대한 분노인지 횃불들에 대한 것인지 모르겠다. 손에 잡히는 대로 몽둥이를 움켜쥐었다. 횃불의 방향으로 달려갔다. 어디서 오는 용기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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