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아빠 중1)

by 재학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사립문이 잠겨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버니와 어머니께서 싸우고 계셨다. 그걸 보자 너무 슬프고 화가 났다. 한 번 인연을 맺었으면 좋으나 나쁘나 끝까지 싸우지 않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닐까? 이익 없는 싸움을 왜 하는 것일까?


지금 나에겐 슬픔과 분노뿐이다.

아무나 붙잡고 싸움을 하고 싶다. 싸우고 도둑질을 하다 붙잡혀 들어가고 싶다. 죽을 때까지 혼자 있고 싶다.

아버지께서 내일부터 학교를 그만두라고 하신다.

정말 그러고 싶다.

손경숙 선생님께서

'가난한 사람들이 나중에 성공하는 법이란다. 지금 그렇게 곤란하다고 실망하고 나쁜 길로 빠지지 말아라.'

라는 말씀만 안 하셨다면 어떻게 될까.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 위로가 되지만 집에 오면 그 마음이 사라진다.

시장통 친구들 생각도 나고, 멀리 떠나는 꿈도 꾸어진다.

오늘처럼 화가 나는 날은 더 그렇다.


자전거를 아무렇게나 타고 달리다 일부러 또랑에 처박았다.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다행히 피는 안 난다.

아픈 줄을 모르겠다.

1976. 5. 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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