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28세)
토요일 오후.
모두들 떠나고 남은 학교는 적막이 찾아온다.
교무주임님도 서울 집에 가셨다 월요일에 오신다.
사택이 오롯이 나만의 차지가 된다.
오늘은 밀려 놓은 빨래를 했다.
대문 먼저 잠궜다.
윗통을 벗었는데 불쑥 누가 들어오면 어쩌나.
빨랫줄 가득 널어 놓고 마루에 누웠다.
스르르 잠이 온다.
수돗가 옆 라일락 향기, 뒷산의 뻐꾸기가 고향을 불러온다.
지금쯤 아버지 어머니는 논으로 밭으로 바쁘실 것이다.
지난주 연옥이랑 수원 가서 신매탄아파트를 봤다.
복덕방에 들러 문의하니 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살 수 있을까?
융자를 내서 사면 좋겠다.
조만간 농협에 들러 융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봐야겠다.
1990. 5. 19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