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아빠 32세)

by 재학

이유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다.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라고 말하기 싫은 것이다.

짜증이 솟구친다.

아무런 소용도 없는 짜증으로 하루를 보냈다.


내 마음이 호쾌하지 못해서 그럴까?

대범하지 못해서?

웃어넘기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보기 싫은 인간 때문에 나만 피곤했다.

결국 시청각실 혼자 다 치웠다.

말끔히.

이제 장부 정리만 하면 된다.

나 몰라 스타일에는 대책이 없다.

내 기분만 상하는 것밖에.


글쓰기 소재는 찾았는데,

시작이 안된다.

시간 나는 대로 써 나가야겠다.


1994. 6. 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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