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아버지
아버지학교라는 곳을 찾아갔다. 다양한 연령이 모여 있었다. 아버지들에게 아버지를 떠 올려 보란다. 두 아들의 아버지인 나를 떠 올려야 할까? 내 아버지를 떠 올려야 할까? 뒤죽박죽 올라왔다. 아니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더 많이 났다. 그때 아버지는 어떠셨을까? 품을 떠나는 자식들, 그런 자식에게 쏠리는 배우자, 그러면서 자신의 위치는 점점 좁아지고, 더 이상 아버지로서, 자식 뒷바라지를 해 주지 못한다는 자괴감으로 스스로 무너져 내리지 않았을까? 그래서 막걸리를 친구 삼지 않았을까?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그 옛날, 아들이 수원에 아파트를 샀다고 했을 때 얼마나 기쁜 마음으로 올라오셨을까? 처음 자가용을 샀을 때, 두 아들을 태우고 갔을 때, 차에 있는 두 아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장남에게
“번호가 참 좋구나.”
라고 하셨을 때, 그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이해가 되었다. 부끄러웠다.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보다 아버지를 잊어버렸다는 것이 더 부끄러웠다. 참 이기적으로 살았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