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 2. 3 금 (아빠 33세)
1주일 만에 집에 왔다.
칠봉리로 서울로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돈 많이 들었다.
집이 너무 춥다.
연탄 피워 놓고 목욕탕을 갔다.
가장 인간적인 곳이라더니,
맞다.
빈부도, 감출 것도 없는 곳,
온탕에 몸 담그고 눈은 우성이 물장난하는 것 쫓으며 잠시 상념에 빠졌다.
다른 사람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무슨 껍질을 벗기는지 박박 문지르는 사람,
가는 팔다리에 배만 볼록 나온 사람,
어기적거리며 아무런 조심 없이 활보하는 사람.
왜소한 사람은 한 쪽에서 조심조심,
배 나오고 어깨 벌어진 사람은 두 다리 쫙 벌리 앉았다.
역시 젊음은 역시 좋다.
매끄러운 피부,
군살 없는 몸매.
우성이 볼이 발그레할 때까지 있다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