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33세 (1995. 2. 5 일)
이불 속에 파묻혀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
마광수 교수의 '권태'
상당한 충격이다.
아직까지는,
내 느낌과 결론은,
글이란 그 사람의 경험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인데.
물론 상상력을 인정한다.
수긍을 하는 면도 많다.
지은이의 박식함도 인정된다.
그토록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자신감인가.
백담 산장 계곡에서 거리낌 없이 노출시킨 경험(?)은 후련함마저 든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기인이다.
초월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저속하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궁금하고 갸웃거려지는 것은
어디까지가 경험이고 어디까지 상상할 수 있느냐이다.
그 사람의 다른 책을 더 읽어 봐야겠다.
자신에게 솔직해지면 남에게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