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같지 않은 당신
1. ‘당신 예전 같지 않아.’
말하기 어렵고,
듣기는 더 어려운 말이다.
그 말 속에는 많은 기대와 우려, 실망과 걱정이 담겨 있다.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예전에는 지금 같지 않았다는 것이다.
좋은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2. 점점 뭔가...다음에 무슨 말이 기대되는가?
'점점 뭔가 나아지고 있다.'
'점점 뭔가 안 좋아지고 있다.'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내 경험으로 '점점 뭔가...' 다음에 오는 말은 대부분 두 번째 경우에 많이 쓰였다.
왜 촉은 틀리지 않는지?
3. 마음의 균형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성향이 다른 두 종류의 신문을 읽는다.
대부분 시간에 쫓겨 쌓아 놓다 휴일에 몰아 읽으니 구문이다.
언제나 그렇듯 뒷면부터 넘기며 훑는데...
신문이 제공하는,
세 번째로 굵은(24포인트는 넘지 않을까) 제목이 눈에 들어 온다.
이게 뭐지?
'점점 뭔가 사라지는 듯한 한국'
더군다나 글쓴이는 15년 넘게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 출신이다.
더듬거리며 그의 글을 요약해 본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실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들로 부터 들려 오는 이야기는
'한국이 예전 같지 않다.…'
한국이 어느 순간 달라지고 있다.…
카페나 매장 입구에 아이와 함께 들어 가려는 순간
문밖에서 들어오려는 자와 문밖으로 나가려는 자들이
잠깐의 배려를 잊은 채 서로 앞지르기 바쁜 모습을 자주 본다.…
여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한국을 겪어 본 적 없는 외국인이나 한국에서 생활한 지 오래되지 않은 외국인에게 한국은…
아마 24시간 동안 놀 수 있는 나라로…
K팝과 k드라마에 나오는 반짝이는 인물들을 닮은 화려한…
한국은 겉으로 성장하고 경제력이 있는 나라처럼 보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 친구들마저 이민을 고민하는…
나라 경제력이나 위세가…
이제는 유지라도 했으면 하는…』
대한민국 만세로 글을 맺었다.
(동아일보 2023.8.11금 A28 벗드갈 한국 블로그)
4. 쓰다.
가슴이 아프다.
왠만큼 친하지 않고서는,
사랑하지 않는다면,
깊은 정이 없다면 못할 말이다.
엄중한 울림을 넘어 경고다.
시대가 변해도 놓치지 않아야 할, 오히려 강화되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애써 외면하고 놓치지는 않는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한다고 자위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매정하지 못하다.
냉정함을 유지하기 힘들다.
하지만 타인이 보는 시선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우리’이기 때문에 보지 못한 것,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벗드갈의 글에 더욱 공감한다.
지금 놓치고 있는,
예전에 갖고 있었던 것은 무엇인가.
사람, 정, 안전, 신뢰, 여유와 상식…
그의 눈에 미치지 못한,
'점점 좋아지는'부분이 훨씬 더 많기를.
벗드갈의 글을 다시 만나고 싶다.
지난 번에 썼던 글은 취소해야 할 것 같다고,
'점점 뭔가 좋아지는 한국'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써야 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