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have you seen this bird?
『사택 주변에 여러 종류의 새가 있습니다.
까치, 참새, 까마귀, 꿩. 멧비둘기...심지어 노루인지 고라니까지.
그리고 이 녀석.
카메라를 들고 나가면 사라졌다 안 갖고 가는 날은 보이네요.
1. 부리가 뾰족함
2. 뒤통수 튀어나와 있음
3. 비둘기보다 작음
4. 누구인지 짐작은 가지만 단정 못함
5. 추워지면서부터 보임(11월?)
5. 주로 보이는 곳-정문 들어 오는 도로 주변, 주차장 뒤 언덕, 뒷 건물 주변 등
6. 아주 예민한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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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늦가을 공사 차량이 들어 왔다.
불도저, 덤프트럭, 롤러, 특히 그레이더라 부르는, 땅을 평평하게 고르는 장비는 소음이 엄청났다. 덤프가 쏟아 놓아 언덕을 이룬 흙을 몇 번 쓸고 지나가면 쫙 펼쳐졌다. 키만큼 큰 바퀴, 사다리처럼 길다란 몸체에 굴뚝으로 시꺼먼 매연을 뿜으며 부릉부릉 하면서 종횡무진 휘젓는 모습이 대단했다.
나만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잠자는 새들을 깨웠다. 숨어 살던 새들이 쏟아져 나왔다.
저런 새도 있었네?
그중 한 녀석이 바로 요놈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 스마트폰으로 찍었다. 당길 수 있는 만큼 당기고 다가가 찍었다. 예민한 녀석, 더 이상 거리를 안 준다. 오늘 아침은 여기까지다. 다음 날부터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안보인다. 며칠 허탕을 쳤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나? 시끄러워 더 이상 못견뎠나 보다. 주변 산으로 날아갔을 거다.
나의 포기가 빨랐음을, 녀석과의 줄다리기에서 졌음을 곧바로 인정한다.
뒷 건물 마당에 앉아 있다 들켰다. 녀석도 놀라고 나도 놀랐다. 이번엔 스마트폰으로 찍을 새도 없이 도망갔다.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그러기를 며칠, 역시나 꽁지 털도 안보인다. 이번엔 정말 이사를 갔나 보다. 저 소음 속에 살 수 없을 거다.
그날도 아침 산책 겸 혹시나 하는 수색 중 발견!!
역시 카메라를 놓고 나온 날이다.
아~
나를 놀리는구나.
보여줄 듯 말 듯. 밀당의 귀재. 도도한 녀석.
일상도 그런 것 같다.
오늘의 행복이 내일도 지속되기를...
잡힐 듯 잡힐 듯 저만치서 손짓하다 쫓아 가면 그만큼 멀어지는…삶도 그러지 않을까?
고 녀석. 나를 쫓아 오게 만들어야 했는데...
이미지 그레이더 – Daum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