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지 팔달산

1.업무 안내

by 재학

업무 안내

장소 : 팔달산

목적 : 범죄 예방, 쓰레기 투기, 시설 안전, 법규 위반

시간 : 24시간 연속(저장도 함)

범위 : 반경 100m 내외

관리 : 정보통신과장

시민의 안전과 범죄 예방을 위해 실시간 바라보고 있는 점 이해를 바라며, 긴급상황 시 하단 비상벨을 눌러주세요. 범죄 예방을 위해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 바랍니다.

시장·경찰서장


나는 팔달산을 관리한다. 책상 앞 벽면 수십 대의 모니터 중 팔달산에 설치되어 있는 CCTV로 관리한다. 직접 운용하는 4개의 카메라와 위탁받은 1대가 내 담당이다. 이제부터 이야기는 한 달 업무 내용이다.


관리하는 장소부터 소개해야겠다.

‘팔달산’


핑계가 그것밖에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찮은 핑계도 통할 자신이 있었거나 어떤 핑계를 대어도 통하지 않거나, 그래서 그걸 핑계로 했는지 모르겠다. 이성계가 한림학사 이고에게 벼슬을 내렸으나 산이 아름답다는 핑계로 나오지 않았단다. 얼마나 아름다운 산이기에 그러나 해서 화공을 시켜 그려오게 했단다. 과연 아름다운 산이구나 하고 끝났으면 불린 그대로 계속 탑산이라 불렀을 것이다. 그림을 본 이성계가 그랬단다. 아름다우면서 사통팔달하구나. 그 뒤로 팔달산으로 불리었단다. 이성계 와 이고의 밀당도 아름답고, 타협의 지혜도 주는 산인가 보다.

산은 크지 않다. 20분이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고, 1시간이면 한 바퀴를 돈다. 도시 가운데에 있어 시내 들어가는 아무 버스를 타도되고, 구두를 신고 올라도 어색하지 않다. 하루 중 어떤 시간이든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서면 전망이 좋다. 지붕 낮은 주택이 산 둘레부터 퍼져 나가다 점차 아파트가 형성되어서도 그렇고 시내 가운데 홀로 솟아 있어 그렇다. 도시가 산을 중심으로 골고루 퍼져 나갔다.

산 중턱 정조대왕이 시내를 굽어보고, 그 아래로 못골, 미나리광 등 이름도 예쁜 여섯 개의 시장이 수원천을 사이에 두고 지붕을 맞대고 있다. 대왕상 오른쪽으로 고인돌 무덤이 있고, 왼쪽에는 잘 쌓은 성곽이 연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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