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남문
관리 센터 A-2-168(2020.4.11. Mon. PM. 17:03)
남문이라고도 부르는 팔달문에서 오르는 길은 커다란 대리석을 눕혀 만든 돌계단이다. 몇 개나 될까? 70개? 80? 몇 번의 시도에도 끝까지 간 적이 없다. 급경사 계단이 끝까지 셀 수 없는 호흡을 만든다. 쉬지 않고 끝까지 오르는 사람보다 2/3쯤에서 뒤돌아 올라온 길과 발아래 시내를 내려다본다. 가쁜 숨을 고르기 좋은 위치다. 멀리 솟구쳐 올라온 아파트 숲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다. 도시 동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20여 km 밖에서 겹겹이 둘러쌓아 도시를 호위해 주던 지평선이 성큼 다가왔다. 아파트가 가리기 시작한 것이다. 어제보다 오늘 더 올라간 아파트는 더 이상 저 멀리 산들을 볼 수 없게 막아섰다. 아파트는 산처럼 둥그렇지 않다.
가까이에 흡연 흔적이 잡힌다. 요즘 길거리 흡연 광경은 낯설다. 뱅글 돌아 흔적을 찾는다. 계단 끝머리에 할아버지 한 분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시내를 바라보고 앉은 뒷모습만 잡힌다. 어깨가 구부정하다. 발소리, 두런거리는 말소리에 안절부절못한다. 급하게 몇 모금 빨다 손안에 감싸 쥐고 허벅지 안으로 숨긴다. 그렇다고 냄새가 숨는 것은 아닌데. 담배 한 모금을 삼키기 위하여 부단히도 두리번거린다. 그런 할아버지를, 담배를 피우든 말든 상관없다는 표정으로 지나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나, 간혹 눈총을 쏘아 대며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 할아버지의 담배 피우는 모습보다 지나는 사람들 살피느라 바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