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평범한 삶이
확실하다. 미정이였다.
“얼마나 됐는데?”
“벌써 4~5년…. 넘었지?”
“나도 멀지 않은 고향 쉽게 가지지 않어. 처가도 여기고….”
“고향이라고 가 봤자 누가 있남. 외지인들이 들어와 콘도네 뭐니 다 하는걸”
상일은 상일대로 이혼했다는 것 외에 이것저것 이야기했다. 아들 하나 있는 게 영 공부를 안 한다는 둥, 술만 늘어 큰일이라는 둥. 이야기하면서 기준의 입에서 미정의 이야기가 더 나오기를 기대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인제 그만 가봐야겠네.”
“그랴? 여기 민박도 많은디. 요 조금 내려가믄 모텔도 있구.”
“아냐 두어 시간 달리면 되는걸….”
딱히 오늘 올라갈 일도 없지만 그렇다고 머물고 싶지 않다. 혼자된 미정에 대한 유인보다 지금 자신의 처지가 더 빨리 벗어나길 바라고 있었다. 더 머물면 들킬 것 같다. 어쩌면, 술에 취하면 울면서 말해버릴 것 같았다.
‘사는 게 뭐라고. 그냥 남들처럼, 기준처럼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바쁜 척 부지런 떨며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