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번 바보는 창의력을 지녔으며 대지를 풍요로이 돌보는 땅의 어머니인 여황제를 지나, 불모로 험준한 돌산을 뒤로하고 딱딱한 돌의자에 앉은 불안한 눈초리의 황제를 만나게 됩니다.
4의 수비학적 의미는 음의 최초의 합성수인 2+2입니다. 즉 여성성이 중복된 것으로 보아, 이는 강한 모성애와 생명의 토대인 땅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4번에 황제를 내세우는 것은 땅이라는 사각형이 지닌 견고한 곳을 질서 있게 통치할 수 있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권력자이기 때문이에요.
카드 전체에서 풍기는 이미지에서 느껴지듯이 이 황제는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이며 남성우월적인 남자를 가리키기도 해요.
아마도 여자들이 싫어할 법하죠?
그러나 그가 걸친 붉은 옷처럼 정열적으로 돌진해 가는 적극적인 대시의 박력남으로서 결국 아름다운 여인의 맘을 혼절시켜 차지하는 도전정신이 투철한 상남자입니다.
어쭙잖은 남차들은 열 번을 엉뚱한 곳을 찌르지만 이 우람한 박력남은 한 번 제대로 찍어 쓰러뜨리는 타고난 벌목꾼이거든요.
연애운에서 상대방 남자를 가리키는 카드에서 황제가 나오면 연상의 연륜 있는 남자일 확률이 높으며 꽤 안정적인 조건을 가져 한 집안을 당당히 지켜내는 듬직함이 있습니다.
소설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의 후견인인 저비스 펜들턴을 상상하심 재미있어요.
주디의 절친오빠인 지미 맥브라이언에 대한 서슬 퍼런 질투심과 자신에게서 독립해 나가려는 독립적인 주디를 매번 매몰차게 구속하려 했어요.
“제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저씨의 비인간적인 명령입니다. 만약 아저씨가 조금이라도 제가 아저씨에 대해 느끼는 것처럼 저에 대해 느끼셨다면, 비서가 타이프 쳐서 보내는 쪽지 대신 가끔은 직접 손으로 쓰신 메시지를 보내셨을 것 같아요.”라고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솔직히 밝히는 주디는 참 당돌하고 당당한 소녀입니다.
주디가 쓰는 서간체라 처음엔 주디 입장에서만 보게 되어 그냥 키다리아저씨하면 로망만 느끼는독자가 많아요. 근데 꼭 두 번은 읽어보세요.
저비스도련님의 똥줄 타고 철없는데다 주디에 대한 과한 독점욕과 대비된 순애보를 깨알 재미지게 읽을 수 있을 테니까요~
돌의자 뒤로 실처럼 보이는 물은 감정을 나타내는데, 세상을 정복한 철갑갑옷으로 가린 냉정한 남자의 가슴에도 감정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요.
세상사에 도전하고 투쟁하느라 가부장적이고 지배욕이 쩔지만 한 편으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지 못할까 책임을 떠안은 남자의 고독 또는 부성애와 외로움이라고 보시면 될 거예요.
영화 <국제시장>에 나오는 아버지들의 남모를 고충과 애환의 부성애를 떠올리시면 되어요.
가족을 지키기 위해 평생 허리가 휘도록 일하고
현실과 고투하느라 굳은살 박힌 아버지들.
그래서 잘 먹이고 잘 교육시킨 보람에 자신이 살아오신 길이 옳다고 굳은살처럼 고집 센 꼰대의 어르신, 우리네 아버지를요.
아 잠깐, 굳은살에 바세린 쫌 발라드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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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서 불모로 험준한 돌산을 뒤로하고 딱딱한 돌의자에 앉은 불안한 눈초리의 황제가 있습니다.
생명이라곤 살 수 없이 척박한 땅. 마치 전장이 휩쓸고 간 황량함이 감돌죠.
옛날 칭기즈칸의 군대는먹을 곡식 하나 없이 다 없애고 태우고 죽이고서 전장을 지나갔다고 해요.
오직 영토확장과 노략에 치중한 위정자의 내면은 뾰족한 돌산처럼 비정하여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척박한 마음자리입니다.
그래서 황제에 올랐지만 그는 측근조차 못 미더운 듯 불안한 의심의 눈초리를 하고 있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은 있으나 한 평의 여유도 없는 가난한 내면이지요.
노자가 말한 군주(리더)의 등급은 이러했어요.
①가장 훌륭한 임금은 백성들이 그가 있음을 아는 것이다
② 그 다음가는 임금은 백성들이 그를 친근히 하고 칭송하는 것이다.
③그 다음가는 임금은 백성들이 그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④ 그 다음가는 임금은 백성들이 그를 (업신여겨) 욕하는 것이다.
태평성대에는 군주가누군지 국민들이 알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저 제 할 일 하며 배불리 먹으며, 공을 이루어도 자신들이 원래 그렇다고 생각할 뿐 그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노자는 최고의 군주는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군주이다라고 했을지도요.
황제는 왜곡된 체제에 대한 변혁, 의심치 않는 정통에 대한 반항으로 인한 반역자로서 그 자리에 올랐을지도 모릅니다.
정권을 뒤엎은 반항아가 그전보다 더한 독재자가 되는 악습의 폐해가 있기도 했지만요.
쿠바와 남미에서 활약했던 체 게바라같은 혁명가는 권위와 안락에 안주하지 않고 훌훌 자유로이 부패한 체제의 반항아로서 살아냈습니다.
그의 삶의 궤적을 젊은이들은 '전사, 그리스도"라 칭송하였으며,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인 사르트르는 체 게바라를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이라고 극찬했지요.
어쩌면 진정한 반항아는 책임질 것을 스스로 지고 남에게 전가하지 않음으로써 진정 자유로운 내면을 지녔을 것이에요
온갖 억압적 사고와 사회규범의 사슬을 단번에 끊어낼 수 있는 반항아는 자기 삶의 왕으로서 위엄 있게 살아갑니다.
나부터 진정한 내면의 권위를 가지고 제약의 사슬을 풀고 가벼운 걸음으로 자신의 길을 감에 있어 담대하고 당당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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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마무리 말
당신은 꼰대이신가요
진정성 있는 반항아이신가요
황제카드는 내면의 제약인 노예 누더기를 벗어던지고 왕 중의 왕인 반항아로 살길 종용합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修身齊家治國平天下)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한 사람만이 가정을 다스릴 수 있고, 가정을 다스릴 수 있는자만이 나라를 다스릴 수 있으며,나라를 다스릴 수있는자만이 천하를 평화롭게 다스릴 수 있습니다.
平天下 하기 전에 修身부터!
덧> 공교롭게도 국민들이 제 목소리를 한데 모은 십시일반의 시국에 위정자에 대한 타로잡설을 보태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