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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하치
Dec 08. 2024
3번 여황제 The Empress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대여!
이제 데메테르(Demeter), 즉 de(대지)와 meter(어머니)의 합성어인 대지의 어머니이며 곡식을 대량생산하는 다산의 여신을 상징하는 여교황을 만나볼까요~
3의 수비학적 의미는 점 세 개가 이어진 삼각형으로서 최초의 완성이자 안정된 기반을 상징한답니다.
안정된 기반에서 비롯한
그 결과물로써 임신
과
곡식의 풍년, 풍요로움, 그 풍요를 생산해 낸다는 뜻에서 창조성으로까지 의미가 확장됩니다.
삼각형이 뾰족하듯 위로 솟구치는 상승욕구 및 자기를 표현해 내려는 창의성을 뜻하기도 해요.
원래 3은 남성의 수인데, 1을 조물주인 신으로 본다면 다음 숫자는 2여야 하고 피조물인 남성이 먼저이지만, 2는 음(陰)의 수이고 여성인 수이기에 불가피하게 3이 남성의 수가 되었지요.
하지만 타로는 부분적으로 보기보다는 종합적 관점에서 보아야 꽉 막힌 해석이 아닌, 열린 가능성으로 상징성이 풍요로워진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숫자 3을 참 좋아하지요.
천지인(天地人) 사상도 그렇고 무엇에든 삼 세 판은 해야 하는 성미이지요 ^^
단짝보다는 세 친구로 뭉치는 걸 더 좋아라 하고요.
이제 여황제의 우아하고 부티나는 맵씨를 볼까요.
2번 여사제의 뒤편에 휘장에
껍질 안에 반쯤 씨앗이 가려져 있
던 것과 다르게 여황제는 금세라도 익어 터질 듯한 석류가 새겨져 있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석류는 앞서 말했듯이 임신과 풍요를 의미하죠. 그러고 보니 여황제의 옷이 부하고 헐렁한 것이 임부복을 입은 임산부가 마침 연상되네요.
2번
여사제는 정신을 추구하는 하늘의 여성인 반면에 3번 여황제는 물질(풍요)을 추구하는 땅의 여성입니다.
즉 여황제는 모든 만물이 나고 자라는 곳인 땅의 어머니이며 자라게끔 보살피는 모성애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어요.
여황제가 앉아있는 의자 아래 하트모양의 방패와
♀
기호
는
금성(비너스)을 의미하는 동시에 여성성(女性性)을 상징하며 손거울을 본떴습니다.
방패는 자신을 지키고 방어할 수 있는, 공격을 위한 완력이 아닌 부드러운 힘이며, 손거울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적감각을 의미해요.
왕관과 봉을 지녔을 정도로 그녀는 권위와 품
위가
있는 아주 매력적인 여성이에요.
연애운에서 상대방 카드에 여황제가 짜잔 하고 나온다면 남성들이 환호할 정도로 이상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답니다.
예쁘고 사랑스러우며 이해심 많은 모성애의 이 여인을 어찌 곁에 붙들어 매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나무꾼이 선녀의 옷을 훔쳐 데려갔듯 본인의 배우자로 삼고 싶겠지요~
개인적으로 나무꾼을 싫어하는데 요즘이라면 고소당하고 감옥에
투옥될
일을 저지른 나쁜 남자이지요.
남자분들! 여자 맘을 선녀옷 훔치듯 훔치려들지 말고 가랑비 젖듯 적셔질 때쯤 우산을 씌워주
세
요.
그렇지 않으면 애들 주렁주렁 낳고서도 미련 없이 선녀날개옷 입고 떠날 거니까요.
자,
그러나 긍정이 있으면 부정이 있는 법이라
부정적으로 보면 쿠션에 편안히 기댄 안락함과 부유함이 지나치면 지루함을 못 견뎌내는 조급함과 나태함이나 그 외 허영과 사치, 낭비, 질투, 독점욕을 가진 여자를 뜻하기도 해요.
삐뚤어진 모성애를 그린 영화 「올가미」와 친
절
을 가장한 독점욕을 다룬 영화 「미저리」를 떠올리면 됩니다.
<서슬 퍼럼과 하얗게 질리는 공포가 포착되는 미저리>
「
올가미」
에서 어머니가
아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집착과 광기를 보면 노자가 말한 '낳았으되 소유하지 않는다'(生而不有)라는 말을 무색케 합니다.
우리네 치마바람은 얼마나 세찬 질풍의 쥐락펴락으로 자식들을 핼쑥하게 하는지요.
낳았어도 자식은 제 바탕으로 자라나는 법입니다. 그래서 열 형제 있어도 제각기 성격이 다른 것처럼요.
그래서 소유할 수 없는 자유로운 존재임을 인정해야 해요
옛날에 한 농부가 곡식을 초성장시키기 위해 조급히 새싹을 당기다가 그만 시들어버렸듯이, 새싹같은 아이들은 저마다 성장하는 계절이 있는 거예요.
한 계절만 고집하면 사계절 마다의 풍요로움을 놓치고 말 것입니다.
비단 부모와 자식 간뿐만 아니라 연인이나 부부에게도 적용시킬 말이 아닐까 싶어요.
서로 관계를 맺되 소유하지 않는다.
얼마나 좋을까요. 혼자 있어 자유로운데, 둘이 있어도 더 자유로움을 호흡할 수 있는 군더더기 없는 관계란!
마치 두 기둥이 떨어져 있어도 같이 한 지붕을 떠받치는 것 같을 것입니다.
사랑은 껴안는 행위(소유) 너머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말이죠
.
이제 마무리말.
사실 이 카드는 여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의 내면의 여리여리한 여성성이 있음과 당장이라도 발밑의 밀밭을 베어낼 수 있는 생산적인 힘, 삶의 제반에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는 에너지와 창의적 자세 모두를 의미합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창의적으로 사시나요?
거창하게 창작물을 만들어야 예술품이 아닙니다.
결과물이 아닌 삶의 과정
이
사계절
처
럼 자연스러운 예술이지 않나요?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하지 않아도 되어요.
걸레질을 해도 음악에 맞춰 춤추듯이 하는 것도 창의적인 일의 일례랍니다.
창의적이란 건
꼭 형상
의
표출이 아니라 내면의 자세를
말
합
니다
그런
내면의 조건
은
꽃이 피어나고 폭포가 졸졸 흐르고 아름드리나무가
별에
닿을 듯
반짝반짝
아름
다
워요.
이것이 풍요로움의 원천.
창의력
으
로 풍요로운
그녀,
존
엄한 여황제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여황제 같은, 그녀는 예뻤다>
왜 남자들이 여자친구를 여왕님, 여왕님 하며 뫼시는지 알겠습니다.
천상 무수리인 쇤네는.... 아 잠깐, 옷섶으로 눈물 쫌 닦
고
물러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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