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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쓰 Jun 12. 2023

반짝이는 고요의 세계

반짝이는 박수소리

<반짝이는 박수소리>의 저자 이길보라는 코다다. 영화 <코다>의 주인공 루비도 코다다. <코다>의 원작인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의 주인공 폴라도 코다다. 코다(CODA)는 Children of Deaf Adults의 약자로, 농인 부모 또는 보호자 아래에서 자란 아이라는 의미다. 양손을 얼굴 위로 들어올려 반짝반짝 움직이는 동작은 수어로 '박수'라는 의미다. 농인들에 따르면 입만'빡빡빡빡' 움직여 재미없게 말하는 청인들의 음성 언어에 비해 수어는 훨씬 직관적이고 손짓과 입을 동시에 써서 더 풍성하고 생동감 넘친다.  <미라클 벨리에>와

<코다>의 후반 입시 오디션장에서 주인공 코다가 청인 면접관들을 위해 소리를 내서 노래를 부르는 동시에 객석에 앉은 부모님을 위해 수어를 하는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눈물이 괄괄 쏟아진다. 두 언어가 교차하는 장면인 동시에 청인과 농인의 세계가 교차하는 장면은 그토록 감동적이다. 이 책과 두 편의 영화, 그리고 이길보라 작가이자 감독이 만든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서 그동안 우리가 거의 몰랐거나 오해했던 소리 없는 세계를 엿봤고, 자연스럽게 두 언어와 두 세계에 걸친 삶을 살아가는 코다의 삶도 알게 됐다.


함께 보면 좋은 영화: 이길보라 <반짝이는 박수소리>, 에릭 라티고 <미라클 벨리에>, 션 헤이더 <코다>

1. 재미로 지어본 우리의 수어 이름

수어의 세계에서는 원래 본명 외에 신체적 특징을 바탕으로 구분하기 쉬운 수어 이름을 갖는다고 한다.

그래서 각자의 수어 이름을 한번 정해봤다.

정: 눈작은 여자

라: 잘생긴 여자

예: 산책하는 아이

은1: 파란색 여자

은2: 자전거 친구

영: 빠른걸음 여자

광: 코점 남


2. 이 책이나 영화 <코다>를 보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은2와 정: 농인들 학교에서 수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영: 농인들이 한국어 자막을 잘 읽지 못하거나 자막이 거의 무용지물이라는 사실.

은1: 오래 전에 <코다>를 봤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고 느꼈다.

예: 나라별로 수어가 다르다는 사실.


3. 장애인을 바라보는 평소 나의 시선은? 무엇이 우리의 친절한 무관심을 만들까?

영: 일상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섞여 살아가는 경험을 하기 힘든 것. 학교에서도 일터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일상적으로 만나고 자연스럽게 섞여 살아가는 경험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은1: 고등학교 때 수어반이 있어서 비교적 많이 알고 있다. 공공장소에서는 최대한 모른 척하려고 애쓴다. 연민의 시선도 무례하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일하면서 장애인분들을 많이 마주했는데, 집단성으로 엮어 말할 수는 없고 개별적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정: 당사자가 되어 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 몇 명 있는데,

함께 생활하려면 굉장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함께 지내려면 서로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 여행을 같이 가자는 이모의 청을 매번 거절하면서 늘 죄책감을 느꼈다.

광: 예전 공릉동에 살 때 길에서 장애인을 자주 만났다. 휠체어를 밀어드리기도 하고 도와드릴 일이 많았는데, 반응이 제각각이다. 고마워하시는 분도 있고 화내시는 분도 있고. 그냥 주민센터 위층을 장애인 입주 주택으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싶다.

은2: 어릴 때 나는 길에서 휠체어를 보면 너무 멋져서 우와! 하고 소리를 질렀다. 어른들이 쓰는 틀니도 부러웠다. 양치질하기 싫어서. (일동 경악 ㅎㅎ)

4. 내가 약자나 소수자가 되어본 경험

은2: 털 달린 모든 동물이 무섭다. 그래서 늘 목줄의 길이가 짧은지 긴지부터 확인한다. 그리고 반려견의 주인분이 오해할까봐 사과하며 해명한다.

영: 부동산 문제로 은행과 부동산을 드나들 때 늘 쭈그러들었다.

광: 왼손잡이라고 어릴 때 담임에게 머리를 맞은 적이 있다.

은1: 세입자일 때 약자라고 느꼈다. 또 지금 회사가 디자이너 중심이라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늘 약자라고 느낀다.

예: 강아지 앞에서, 세입자일 때 약자라고 느낀다. 어릴 때 개에게 머리를 물린 적이 있다.

정: 다리 깁스를 했을 때. 계단을 만나면 너무 힘들었고, 우리나라 택시기사님들 정말 친절하다고 새삼 느꼈다.


5. 열등감인 동시에 원동력이기도 하는 나의 차이는?

라: 나다라라는 나의 이름. 같은 이름이 없으니까 조심스럽기도 하면서 쉽게 기억되니까 좋기도 하다.

영: 끈기가 없는 점. 가끔 주변 시선은 부정적이지만, 번역가로 일할 때는 유용하다.

광: 잘 포기하는 점.

은1: 한 분야에 천재적이지 않은 점. 두루 잘하는 편이지만 하나를 깊게 파고들거나 덕질하는 건 못한다.

열등감이기도 하지만 공부하거나 일하면서도 굉장히 도움이 된다.

예: 일을 자꾸 펼치는 것. (늙은 선배들의 조언: 기운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6. 청인, 농인, 비장애인 같은 언어가 차별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은가? 평소 고치고 싶은 언어가 있었는가?

정: 청인, 농인은 쓰는데 맹인은 안 쓰지 않냐. 그걸 풀어쓰자면 말이 길어진다.

     예전에는 장애우라는 말이 불편했는데, 지금은 안 써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국어사전에서 맹인은 비하의 의미는 없고, 시각 장애인을 달리 이르는 단어라고 정의한다)

영: 청인, 농인처럼 차별의 의미가 없고 장애인 세계에서 불리기 원하는 언어를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반짝이는 박수소리> 이길보라 I 문학동네

일시: 2023년 6월 10일(토) 오전 10:30

참석: 은1, 은2, 영, 정, 라, 예, 광(7명)

장소: 프릳츠커피 도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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