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뒷 Book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으니 May 31. 2023

이제 와서, 다시 보니 아몬드

아몬드 │ 손원평

손원평의 <아몬드>는 2017년 출간 이후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장편소설이자 청소년 권장소설이다.

태어날 때부터 아몬드(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이 표지의 주인공 윤재가 가족과 주변 사람들로 인해 조금씩 변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어어어엄청 유명한 책이라고 한다. 그러나 발제자는 그 시기에 세상과 단절했는지, 사전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표지 속 인물의 표정이 묘해서 이 책을 골랐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은 소감을 나눌 때 이번에 처음 읽은 사람보다 다시 읽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다.

처음 읽었을 땐 마냥 재미있었다면, 다시 읽었을 땐 문장이 단순하고 섬세하지 않다는 걸 느끼기도 했다고... 그래도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었다는 평이 대다수였다.  

다시 읽은 사람 중에는 '내가 이 책을 읽은 게 맞나' 싶을 만큼 모든 내용이 새로웠다고 하고, 제목이 아몬드였는지 이번에 다시 알았다는 이도 있고, 완벽한 해피엔딩이 청소년 권장소설스럽다고 한 이도 있었다. 이에 처음 읽었을 땐 분명 윤재가 죽은 줄 알았는데, 다시 읽으니 살았었구나 하고 결말이 새로웠다는 이도 있었다.



윤재는 철사를 따라 간 곤이를 구출(?)하려다가 칼에 찔린 채 "나는 죽어버렸으니까"라는 말을 남긴다. 


이 문장으로 인해 결말에 대한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윤재는 죽었고, 죽기 직전 윤재의 상상, 혹은 다른 결말로 마무리한 게 아닐까 하는 소수(1명)의 의견과 해피엔딩이라는 다수의 의견으로 나뉘었다. 대부분의 멤버들은 이때 말한 죽음은 육체적 죽음이 아닌,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윤재의 정신적 죽음을 표현한 것이며, 윤재는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다른 이들처럼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완벽한 해피엔딩이라고 했다. (그래. 청소년 권장소설이니 살아있는 결말이 맞는 듯하다.)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할머니가 죽고 엄마가 죽어가는-)에 대한 언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외에는 곤이가 책방에 찾아와 윤재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야한 잡지 에피소드, 나비 에피 등)과 곤이 아빠 윤교수에게 곤이가 착한 아이라고 말한 장면이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 윤재와 곤, 그리고 책 속에 등장하는 어른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의식의 흐름에 따라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윤재와 곤에 대해서는 MBTI로 설명되었다. 윤재는 T가 100% 일 것이고, 곤이는 F가 90% 정도 나왔을 거라고 말이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윤교수의 아들이 곤이 아니라 윤재였다면 윤교수는 윤재의 뇌실험에 적극 동참했을 것이며, 윤재는 서울대 들어갔을 거라는 추측과 / 심박사는 윤재의 엄마를 오랫동안 짝사랑하고 있다는 확신과 / 윤재에게 예쁜 괴물이라고 부르며 윤재 그 자체를 사랑한 할머니를 만난 건 천운이었다는 이야기 / 김영하 소설 '오직 두 사람'의 설정이 곤과 윤교수의 이야기와 흡사하다 등 아몬드 너머의 이야기까지 다채롭게 곱씹어보았다.  


그리고, 2시간 가까이 나눈 우리의 대화는 윤재가 커서 <비밀의 숲> 황시목이 된다는 결말로 마무리되었다.



<아몬드>  손원평창비

일시: 2023년 5월 27일 오전 10:30

참석: 은, 정, 영, 광, 효 (5명)

 

매거진의 이전글 외국인이 찍은 한국풍경 같은 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