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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쓰 Feb 23. 2022

영덕대게도 안 주면서
표를 달라니요?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로 핫 칼럼니스트로 떠오른 김영민 교수의 신간 <인간으로 사는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함께 읽었다.  이 책은 동아일보와 한국일보의 칼럼을 모은 책이니 만큼 주제 집중도나 깊이가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그래도 역시 김영민은 김영민이다 싶었다. 또한 대선 시즌인 만큼 대통령 선거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특히 이번 독서 토론에는 춘천에 잠깐 출장을 가신 유명 작가님께서 참여해 대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주셔서 더욱 뜻 깊었다. 우리는 촛불 시위를 통해 정치적 효능감을 몸소 체험한 민족이지만, 그런 효능감은 한 번만 경험해도 될 것 같기도 하다. 누굴 찍든, 부디 투표하자!


1. 책을 읽은 소감은?

우: 이번 책은 앞의 두 책보다 말하는 무게감이랄까 분위기가 더 가벼워진 것 같다. 재미를 느끼는 만큼 너무 갔다 싶은 부분도 있었다.      

영: 저자의 지식의 폭이 넓고 드라마도 많이 보는 사람인 것 같다. 내용보다 기교에 압도되는 부분이 많았다.  

: 김영민 저자는 얘기로 많이 들었지만 책은 처음이다. 소위 지식인의 논문 짜깁기 형식이 생각나더라. 무슨 내용인지는 대충 알겠는데 두세 번 봐야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할 것 같다.      

옥: 저자의 냉소적 말투가 취향에 맞아 재밌었지만 뒤로 갈수록 힘들었다. 나도 학교 다닐 때 이런 교수에게 배웠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윤: 첫 책에 비해 너무 남는 게 없고, 중간중간 들어간 그림들도 끼워 맞춘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진: 나에게 정치는 버겁고, 관심 가지려 애쓰지만 스트레스만 받고 멀게만 느껴졌다. 읽어보니 정치가 내 생활에 밀착돼 있구나 느꼈다. 전작보다 깊이감은 떨어진 것 같다.      

포: 이 사람의 유머는 ‘추석이란 무엇인가’에서 끝났다고 본다. 시작부터 질렸는데, 오히려 뒷부분이 오히려 더 괜찮다. 이런 비꼬는 스타일이 스탠딩 코미디인데 코드가 맞으면 재밌는 거 같고, 안 맞으면 어려울 것 같다.      


2.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됐거나 재해석의 재미를 느낀 부분은?

우: 164p 건축가 강예린의 말. “단지 안-지하 주차장-엘리베이터-방화문-내 집 안으로 연결되는 단선적인 동선을 어떻게 흐트러뜨릴 수 있는지 고민한다. 주거와 노동을 바싹 묶어버리고 쇼핑 이외에는 도시와 관계 맺지 않으려는 삶에 균열을 낼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부분이 신선했다. 검색해보니 건축상도 받았고 꽤 유명한 분이더라.    

재해석의 재미는 48p “<파리 대왕> 부분도 신선했다. 예전에 <파리 대왕>을 읽었을 때 그냥 넘어갔던 부분인데, 요즘 정치 세태를 적절히 시사했다고 본다.     

영: 난 빵 터진 부분이 여러 곳 있었다. 86p “영덕대게도 아니고 한갓 크림빵 하나에 나는 개종을 해도 되는 것일까.” “비계가 있어야 삼겹살이 완전해지듯, 정치가 있어야 삶이 완전해진다.”, “창밖에 내리는 저 소나기에 나쁜 놈들이 떠내려갔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고 만 것이 아니라 비옷을 차려입고 투표장으로 나온 것이다.”, 그리고 “데이트 상대가 포유류라면 중간중간 디저트를 먹는 게 중요합니다.”에서도 빵 터졌다.     

포: 81p “가르치려 들지 마세요!” 부분. 학교에서마저 가르치려 들지 말라 한다고 비꼬는 부분이 웃겼다. 

기존 세대가 돌아가시고 자연스럽게 세대가 바뀌어야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예: 예: 지금 정치인들이 나이가 많지 않나. 결국은 자기들 세대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치를 하고 정책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이유에서 젊은 세대 정치인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귀찮음에 대해 풀어 쓴 부분이 재밌었다. 놀랐던 부분은 208p 인구감소 부분인데, 1년에만 2만 명이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로 인한 누적 사망자 수가 6000명인데, 코로나로 죽어나가는 수보다 많다니 심각한 수치다. 코로나로 호들갑 떨 일이 아니라 인구 감소에 경각심을 느껴야 한다. 지하철 노약 좌석이 3개에서 7개로 바뀐다는 말이 있었다. 지금 보면 10좌석이 다 노약자다.      

진: 115~6p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볼 때마다 고문으로 부은 얼굴이 안쓰러웠다. ...”는 말. 나도 그 사진 보고 안타깝다 생각했다. 당사자가 아니라 사진을 보는 사람의 욕망을 보여준다는 말이 와닿았다. (>>> 여기서 대선 이야기로 한참 빠짐)     

옥: 우리는 일본의 아날로그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비웃지만, 그들도 나이든 세대가 너무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58p 마지막 문단 “모두가 장그르니에나 카뮈인 것은 아니다. ...” 부분이 흥미로웠다.      


3. 가장 마음에 드는 꼭지 한두 개와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 한두 개 소개     

영: ‘완벽한 수박밭을 보다’ 꼭지와 그림들. 저자의 예술에 대한 얘기들 중 감탄스런 꼭지가 많았는데, 이 꼭지가 그렇다.      

옥: ‘언젠가 더러운 잠에서 깨어날 수 있다면’ 꼭지와 펠릭스 발로통의 그림 <흰 여자와 검은 여자>. 내용도 좋았고 그림에 대한 설명도 좋았다.      

진: 111p ‘원본은 없다’ 꼭지와 여기에 나오는 초상화 그림들. 인상과 표현이 달라 같은 인물이지만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달라지는 걸 보니 역시 대상에는 욕망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마음에 드는 꼭지는 59p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권력자의 꿈)’과 119p ‘위대한 리더는 좇지 않고 바라본다(정치 리더십)’. 자신의 권력을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것인지 생각하게 해 좋았다. 요즘 회사 리더에 불만 많은 입장이라 권력과 올바른 사용을 생각하게 되었다.      

윤: 39p ‘귀찮음이 기본이다’ 부분이 진짜 좋았다.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는 그림도 웃겼다. 208p ‘낳을 것인가 말 것인가’. 삶을 강요당한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 자기가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는데, 이 표현이 너무 속 시원했다.      

예: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1부 ‘정치란 무엇인가’. 이미지 면에서는 205p 아티스트 이불의 퍼포먼스 사진. 불편한 이미지가 인식을 개선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요즘 환경 콘텐츠를 보면 물고기 배를 갈라 비닐봉지, 물병 나오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런 불편함으로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고 본다.      

우: ‘식물이 질주한다’ 꼭지가 가장 맘에 든다. 이걸 읽고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게 됐다. 영화의 마지막이 다시 우물을 찾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미나리가 버티는 식물의 대명사이듯 그 부부와 자식들은 잘 버티며 살아갈 것이라는 얘기임을 영화를 보면서는 알지 못했다. 

그림은 101p 팰릭스 발로통의 <왈츠>. 여자 표정이 재밌다. 여자들의 치맛단, 흐릿한 인물들과 금가루가 뿌려진 것 같은 배경이 밀애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준다.       

포: 춘천에 온지 일주일째다. 복잡한 정치 환경을 떠나 평화로운 상황에서 이 책을 읽으려니 내키지 않는다. 팍팍할 때 읽었으면 좋았을 텐데. 빨리 대선이 끝나고 평화로운 시대가 됐으면 좋겠다. 나는 자유가 곧 권력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권력(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필요하고 이 권력은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고 생각한다.    

 

4. 삶 자체가 정치라면 내 가치관을 고수하기 위해 내린 올해의 정치적 선택’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우: 갈수록 체력이 전과 같지 않다. 아침을 꼭 챙겨먹고 저녁 혼술을 줄이기로 했다.      

영: 스타벅스 불매. 그리고 내 집을 갖기로 한 것.     

윤: 거짓말하는 대통령 후보에게는 표를 주지 않겠다는 결심.      

정: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선 후원금을 보냈다. (일동 환호)     

진: 회사의 상황에 절대 몰입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기로 했다.      

옥: 대표님의 정치적 견해에 휘둘리지 않고 그런가보다 하겠다.      

예: 대표들의 사생활 침해는 계속해서 차단할 것이다.         


      

                                                하트 안: 대선 도움 말씀 주신 이작가님


2월 19일(토) 오전 10시 줌 모임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 어크로스

참가자: (발제자) 우 + 영, 포, 윤, 진, 예, 옥 + 대선 도움 말씀 정 (총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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