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하르트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No day but today.
뮤지컬 <렌트>의 전체 테마이자 노래 가사이기도 한 이 말은 우리말로 하면 '오직 오늘뿐'이라는 의미다. 소문난 뮤지컬 마니아인 섬북동 멤버 진의 인생 슬로건이기도 하단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일'이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는 데 모두 동의할 것이다. 우리는 길을 걸으며 어제 했던 대화를 곱씹으며 후회하고, 오늘 할 일을 하며 내일 아니면 더 먼 미래의 일을 걱정한다. 오늘을 사는 일을 방해하며 불쑥불쑥 끼어드는 과거의 긴 꼬리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왜 자꾸 우리를 덮쳐올까? 왜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기가 이토록 힘들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적 지도자이자 상담가인 에크하르트 톨레의 베스트셀러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를 함께 읽고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에 더 집중하며 살 수 있을지 이야기해 봤다.
Q. 책을 읽으면서 아! 오! 와! 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 반대로 이 책을 읽고 생긴 의문이나 질문이 있었다면?
영: 최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늘 초조하고 불안했다. 이 책을 읽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내 마음이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깨달음이 들었고, 일단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자고 마음 먹었다. 책은 잡았다 생각하면 스르르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실체가 잡히지 않는 뜬구름 같기도 했지만 지금이 중요하다는 심플한 지혜를 얻었다.
예: 한 가지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하는 멀티태스킹 버릇이 있다. 그럴 때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구나 싶다. 법정 스님의 비우라는 이야기가 늘 불편했는데, 이 책은 그보다는 나았지만 역시 구체적인 방법이 없는 게 아쉬웠다.
옥: 이 책의 모든 점이 좋았다. 내 스스로를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았고, 그 동안 읽은 비슷한 책에서는 완벽하게 해소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마치 코끼리 다리만 만지다가 코끼리 전체를 본 기분이었다. 에고에서 많은 마음의 문제가 생긴다는 데 동의하고, 내가 그동안 사랑이라고 생각한 게 사실은 사랑이 아니었구나 반성했다.
은: 내 마음이 내가 아니라는 말이 와닿지 않았다.
진: 나도! 내 마음이 내가 아니라는 말이 이해가 안됐다. 언젠가부터 회사에서는 일과 회사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하고 있다. 'No day but today'가 나의 인생 슬로건이다. 오늘에 집중하려고 한다. 다만 공연이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하는 게 혹시 힘든 문제들을 덮고 외면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광: 이 책을 추천해 준 친구를 멀리 하라고 해야겠다 생각했다. (ㅋㅋ) 이런 자기계발서가 싫다. 내가 바뀌라고 하는데 사실 외부 환경이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닐까?
우: 영이 왜 이런 책을 골랐을까 궁금했다. (ㅋㅋ) 불교의 마음 알아차리기와 비슷하구나 싶었다. 현존하기 위해서는 책임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고 믿는 믿음이 불행이다'라는 말에 동의하는가?
영: 그 생각은 현재에 대한 불만족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동의한다.
우: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을 때 집착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예: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 근데 다시 생각해 보면 내가 만족하는 삶이라도 주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본다.
은: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는다. 나는 가능한 먼 미래보다는 눈앞의 것을 보려고 한다.
진: 동의한다.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있나? 나는 한번이라도 내 생각대로 산 적이 있나?' 내 스스로에게 종종 던지는 질문이다.
광: 그보다는 사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몰라서 불행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옥: 내가 되고 싶은 기준점을 만들면 불행해진다는 데 동의한다.
Q. 나의 내면이 가장 고요한 순간은?
우: 영화를 볼 때와 밥 먹을 때, 그리고 자연 속에서. 밥 먹을 때 밥과 반찬이 비슷하게 소진되도록 신경 쓰면서 먹는다.
옥: 나 역시 밥 먹을 때 밥과 반찬을 비슷하게 먹으려고 집중한다. 아침 요가를 하면서 차분해진다.
진: 내면이 고요한 순간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출근길에 게임을 할 때 오직 게임에만 집중한다. 예전에 일을 시작하고 얼마 안 지나서 혼자서 부산 태종대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멍 때리며 바다를 쳐다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저기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흠칫 놀라 돌아섰다. 그때의 기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광: 나도 내면이 고요한 순간이 뭔지, 생각을 하지 않는 게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
영: 날씨가 좋은 날 불광천을 걸을 때 잡다한 생각이 사라지고 완전한 행복과 고요를 경험한다.
은: 별을 올려다볼 때.
예: 어떻게 찍어야지 계산하지 않고 풍경 사진을 찍을 때 그런 것 같다.
Q. 고통이나 불행에서 좋은 것을 발견한 경험이 있을까?
예: 배움. 회사에서 번아웃을 경험하고 나니까 힘들어하는 엄마나 후배를 이해하고 응원할 수 있었다.
우: '한 수 배웠다'는 마음가짐?
영: 작년에 전세 계약 해지하는 일로 많이 힘들었는데 지나고 나니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은: 힘든 일이 있어야 기도를 한다는 점. 힘든 일을 겪고 괴로워하는 친구에게 '오늘이 네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날이야'라고 위로한다.
광: <악몽의 엘레베이터> 라는 영화에 지금 힘든 건 (앞으로 닥쳐올 거대한 힘든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대사가 있다.
(은의 답에 모두가 너무 위로가 되는 말이라며 감탄하고, 광의 답에는 '전혀 위로가 안 된다! 저주 아니냐!'라는 반응이 쏟아짐 ㅋㅋ)
진: 예전에 집안의 불화로 세상이 끝날 것처럼 힘들었는데 그 일을 겪고 보니 집안이 깨져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다.
Q. 우리는 지금 완전한 존재다. 내가 얼마나 완전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세 가지 이유를 대보자(패스 불가).
영: 사과를 잘한다. 경거망동한다. 잘 나눠 먹는다.
우: 남을 잘 챙긴다. (친한 사람들에게) 아양을 떤다. 철이 안든 것 같다.
은: 눈치를 안 본다. 다른 사람의 말에 타격을 받지 않는다. 미친 (음식) 소화력.
예: 자제력. 무리를 만들지 않고 두루 어울린다. (모두가 공감한 면) 따뜻하다.
진: 과몰입러. 표현을 많이 한다. 한번 좋아한 것을 계속 새로운 마음으로 좋아할 수 있다.
광: 궁금한 건 끝까지 해결한다. 집단의 불합리에 저항한다. 인싸와 아싸 모든 그룹에 잘 어울린다.
옥: 한번 좋아한 음식은 좀처럼 안 질린다. 잔소리를 안한다. (모두가 공감한 면) 오픈 마인드. 호기심이 많다.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
2023년 3월 11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에크하르트 톨레 / 양문)
참석자: 영, 옥, 예, 진, 광, 우, 은 (7명)
장소: 오설록티하우스 한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