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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치 Oct 03. 2020

20.10.03의 너에게

가을날의 너에게

연휴의 마무리는 너를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

오랜만에 한강에 가서 돗자리를 깔고 네가 만든 스콘을 먹으면서 둘이서 여유를 즐겼어.

날씨는 조금 우중충했지만, 이 시간이 그 어떤 것보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지.

너와 함께 사소한 일들을 나누며 깔깔거리면서 웃고, 서로 기대서 장난치는 이 순간이 너무 좋더라.

시간의 속도는 행복에 비례하는지 너무나 빨리 지나가는 시간들이 야속할 뿐이야.

네가 만든 스콘은 너무나 맛있었어. 별점 5점!

그렇게 웃던 내가 갑작스레 네게 미안함을 이야기했어.

대전으로 내려오고 나서부터 이유모를 미안함을 느꼈던 나였어.

어쩌면 내가 미안한 건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너를 웃게 해주지 못해주고 있다는 나쁜 생각들 때문인 것 같아.

그런 내게 너는 미안해하지 말라며 나를 바라보며 손을 꼭 잡아줬어.

그렇게 나의 마음을 사르르 풀어주는 너를 바라보다 문득 인연이라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걸 또 한 번 느꼈어.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일어나서 걷고 또 걸었어.

요즘 자취방이 없어서인지 함께 걷는 시간이 길어진 것 같아.

어쩌면 긍정적인 효과일지도 몰라.

너랑 걸으면서 사소한 대화들을 나누고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의 깊이는 더 깊어져 가.

흐림의 날씨가 인상적이었던 10/03의 한강.

다만 지금 너무 아쉬운 건 다시금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야.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지금 조금은 슬프지만 그건 내가 너랑 이제 막 너와 떨어지고 나서 나를 덮쳐오는 피로감 때문이겠지?

나는 이제 대전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이야.

이제 나는 가보려해.

우리보다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도 물론 많겠지만, 내게 중요한 건 너와 나라서 이런 감정의 해후가 몰려오나 봐.

벌써부터 그립고 함께하고 싶어.

정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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