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객관적이지 못한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하치입니다.
나는 대학생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죠. 하지만 본래 전공은 기름 냄새나고 머리 아픈 기계를 다루는 일을 배우고 있어요. 정확히는 기계공학과죠. 나는 꽤 괜찮은 학교에 다녀요. 그래도 서울권에 있고 이름을 대면 제법 알법한 학교거든요. 그래서 나는 나의 학교가 썩 마음에 들어요. 지금부터 조금은 객관적이지 못한 자기소개를 해보려 해요. 나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서 말이에요.
나이는 25. 나는 공대생이라는 타이틀답지 않게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요. 사서이신 어머니 영향이 컸죠. 그러다 보니 글을 적는 것도 좋아해요. 내 생각을 혹은 상상을 글로 표현하기를 꽤 좋아하는 편이죠. 그렇게 글에 대해 흥미를 갖고 생각을 정리하며 끄적거리던 글들이 어느새 이렇게 쌓여 나에게는 글솜씨로 돌아왔죠. 덕분에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고 생각을 전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 점에 대해선 고맙게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점들 때문에 나의 생각과 말을 어려워하는 사람도 물론 있어요. 그래서 가끔은 씁쓸할때도 있어요. 본의 아니게 간단하게 말하는 법을 어려워하게 되었죠. 그렇다 보니 말은 자연스레 아끼게 되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어요. 그래도 나와 생각이 맞는 친구가 몇 있어요. 그들은 나에게 굉장히 소중한 존재들이에요. 인생을 살면서 진정한 친구가 3명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던데 나는 성공했나 봐요. 그들과는 깊은 유대로 이뤄져 있어요. 하지만 나라고 처음부터 그들과 깊은 유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어려운 처음을 시작해 낡은 책을 한 장 한 장 조심스레 넘기듯 조심스럽게 쌓아간 시간들이 지금의 나와 그들 사이의 유대를 만들었죠. 그래서일까요? 나는 낯선 것을 굉장히 어려워해요. 정확히는 두려워하죠. 혹여나 낯선 상대에게 내가 잘 모르기에 나도 모르는 새에 실수를 범하고 그 실수로 내가 평가된다는 것이 굉장히 무섭거든요. 그래서 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사람이에요. 이런 나지만 결단을 내릴 때 만큼은 빠르고 확실하게 결단을 내리죠. 이 결단이라는 것에는 주변의 상황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라면 상대방의 행동, 표정, 분위기 이런 것들이 포함되어있어요. 빠르게 결단을 내린다고 쉬운 것은 아니라는 말이죠. 그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나는 눈치가 빠른 편이거든요. 사실 원치 않지만 나에게는 다 보이는 편이에요. 이런 흐름들이 말이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 눈치란 것이 편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피곤해지는 거 있죠? 눈치 빠른 사람은 재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죠. 나 역시도 그럴 수 있었고, 그래 왔어요. 하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결과임에도 나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사실이 짜증 나기 시작했어요. 눈치가 빠르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내가 짊어지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관두기로 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보이는 것들에 대해서 스트레스가 오더군요. 참 어려워요. 그래서인지 나랑 친한 여럿은 나를 뱀과 같다고 표현했어요. 조용히 원하는 것을 다 얻어간다고 그러더군요. 하지만 그만한 희생이 있다는 것은 아무도 모르나 봐요. 그래서 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참 힘들어요. 배려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포기할 순간이 언젠가 오리란 사실을 알거든요. 피곤하기 그지없는 일이죠. 조금은 슬프기도 해요. 보시다시피 공대생 답지 않게 감정적이고 표현하는 일을 어려워하질 않아요. 그래서 내 무리에서는 나를 조금 특이한 시선으로 보기도 하죠. 신기한 동물? 쯤으로 말이에요. 뭐 그런 시선이 그다지 나쁘진 않지만, 누군가는 그러더라고요.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넌 쉽겠지만 난 그렇지 않아.
참 웃기는 말이에요. 나라고 솔직해지는 일이 쉽겠어요? 왜 다들 자기 편한 대로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니까. 그렇게 말하며 자신을 이해해줄 것을 강요하죠. Poor Hachi. 그래요 사실 난 오늘 불만 폭발이에요. 이런 날이 하루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나라고 어떻게 참기만 해요. 답답해 죽겠네. 그래도 그나마 3명에 포함되는 친구들. 그들은 나에게 적어도 강요는 하지 않아요. 나 역시도 마찬가지죠. 이럴 때 보면 나도 참 자유분방한 영혼 같기도 해요. 그래서일까요?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아요. 그래서 생각나면 그때그때 계획하는 편이죠. 실행은 계획이 끝난 후에 해요. 고리타분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충분한 계획이 없이 움직이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내 생활이 그래요. 내 생각, 감정, 장점, 단점, 생활방식, 취미, 특기 등 이런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나를 이루고 있고, 이런 나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네요. 그렇다면 포기하세요.
손해 보는 것은 나라는 멋진 사람을 놓친 당신이니까.
참 못됐죠?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난 나를 잃을 일은 하지 않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요. 이게 나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