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자상해진 남자들
이런 여우 같으니라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여우 같다는 수식어는 여성들에게 쓰였다. 소위 말하는 여우 같은 여자라 하면 눈치가 빠르고 약은 여성을 뜻했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에 있어서 알게 모르게 상대방보다 위의 입장을 차지하고 그것을 교묘하게 숨겨오며 연애의 강자로 인식되었다. 그런 '여우'가 남자들에게도 나타났다.
과거에는 남성에게는 '늑대'라는 단어가 비슷한 뉘앙스를 풍겼다. 늑대 같은 남자. 음흉한 느낌이랄까? 연애에 있어서의 능숙한 남성을 표현했던 말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늑대 같은 남자를 제치고 여우 같은 남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늑대 같은 남자가 남성적이고 음흉함을 드러냈다면, 여우 같은 남자는 자상하고 섬세함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많은 여성들이 이런 여우 같은 남자에게 환호를 보냈다. 왜 여우 같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들이 환호받는 것일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연애를 하기 앞서서 이것저것 따져보고 소위 말하는 썸이라는 시간을 갖는다. 그 썸의 시간 동안 남녀 모두 머리를 굉장히 많이 쓴다. 연애의 시작은 감정이라기보다는 머리에 가까울 정도로 말이다. 이것저것 계산을 해보지만 남성은 여성보다 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름의 진화라는 것을 했다. 그 방법으로 보다 더 섬세하고 자상하며 들어주기를 잘 하는 남자가 된 것이다. 사랑꾼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사랑을 표현하는 남성의 언어 역시 발전했다. 남성에게는 절대적으로 이해불가였던 여성의 언어 못지않게 남성의 언어 또한 아름다워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여우들은 추앙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성들은 여우 같은 남성을 찾기 시작하게 되었다. 남성들은 사랑을 하기 위해서 배워야 했다. 그래서 사랑꾼이라 불리는 남성이 생기면 보고 배우기 시작했다. 그들의 언어, 표현, 행동과 같은 것들을 배웠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사랑받으며 뒤에서는 웃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시대의 여성은 연애에 있어서 남성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여성의 손에 잡혀준 여우 같은 남자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그들은 져주면서 웃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받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여우 같은 남자.
꽤 매력적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