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공부를 제법 하던 녀석이었는데 희망했던 대학들에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그렇게 날고 싶던 날개를 잠시 접어두게 되었다.
쌍꺼풀 수술도 하고 하이힐도 신고 헬스클럽도 다니고 예쁜 옷도 사겠다고 부풀어 있더니..
대학생이 된 친구들은 OT 간다는데 고3 때도 안 하던 새벽밥을 먹고 동이 트기 전에 재수생이라는 새로운 명찰을 달고 집을 나선다.
부스스한 모습으로 거울 앞에선 딸내미는 '재수생 룩'이 완성되었다며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부랴부랴 나간다.
속이야 어떻든.. 그 아이의 긍정 코드가 나를 안심시킨다.
그래도 그 뒷모습에 내 맘은 한 없이 짠하다.
지금이야 그래도 젊은 시절 새벽밥은 그리 섧지 않으리라..
.
아이가 새로 산 연습장의 표지가 내 눈에 내 맘에 팍!! 들어왔다.
'인생은 씨리즈다. 수 천 가지 작은 기적들의...'
인생은 가시밭길의 연속인 줄 알았는데 기적의 연속이었다.
아직 아이도 나도 씨리즈가 끝나지 않았다.
다행이다.
그래서 인생은 살아볼 만하다고 하나보다.
기다려보자..^^
고3때 거창한 연애에 실연을 하더니 수능에서도 그럴싸하게 떨어졌다.
딸의 재수생 시절은 늘 츄리닝자림만 기억이 난다.
고3 수능때 꿈도 못꾸던 대학에 원서를 내고 합격을 하는 기적을 만들면서 그시절이 추억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