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보겠다고 브런치로 옮겨온 지 한 달이 지났다. 인생에 거창한 글감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매일매일 드는 생각들을 키워드 삼아 글을 써 보겠다고 매거진을 만들었는데 돌아보니 정말 매거진 이름대로 하루도 빼먹지 않고 뭐라도 썼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나도 모르게 꼬박꼬박 하는 나를 보니 알겠다. 이거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이구나.
만약 하루라도 빼먹었을 때 불이익이 있거나, 반대로 무언가 보상을 바라보면서 완수하고자 했다면 이럴 수 있었을까. 나처럼 즉흥적이고 얽매이기 싫어하는 인간이 하루의 일과에 한 가지를 더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다지 괴롭지 않았더라도 신경 쓰기 싫어서 그만뒀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시나브로 쌓인 서른네 개의 글 위에 서른다섯 번째 글을 얹으며, 내일은 자율적으로 하루 쉬어볼까 생각해 본다. ‘꼬박꼬박’과 ‘매일매일’이라는 말이 인식에 들어온 지금 이 순간부터 매일의 일과를 지키는 것은 꽤 신경 쓰이는 일이 되고 말 테니, 일부러 그 패턴을 깨뜨리는 것도 자율성을 견지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판단. 말도 안 되는 말 같지만 내 맘이다. 그래서 내일의 매일 단어는 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