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쩍 생각한 거지만 오래 관계를 유지한다고 해서 안 맞는 사람과 성향이 맞춰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이해가 안되지만 그냥 넘어갔던’ 에피소드들 덕분에 계기가 있을 때 더 크게 부딪힐 뿐.
나는 ‘친함’이라는 굴레로 사람과의 관계를 묶어놓고 편중된 판단을 내리는 게 싫다. 극단적 사고형 인간인 나에게 감정형 인간들의 그런 행동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참아야 하는 영역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간이란 유약한 존재는 오래 참을 수는 있어도 영원히 참을 수는 없는 법이고,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더욱 필요한 것은 ‘좋아하는 게 같은 것’보다는 ‘싫어하는 게 같은 것’ 임을 최근 여실히 깨닫고 있다.
관계를 무 자르듯 싹둑 잘라 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내가 어떤 점이 싫은지 분명하게 전달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상대방도 이런 우리의 관계를 계속 가져갈 것인지 고민해볼 수 있으니까. 계속해서 불편함을 표현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