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 놀랍고 훌륭한, 게다가 재미있는 생각들이 완성도 높은 글로 종이 위에 펼쳐져 있을 때, 세상에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는 연대의식과, 내 생각이 항상 괜찮은 것은 아니라는 겸손함, 그리고 단지 글을 읽는 게 아니라 글쓴이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조심스러움을 느낀다.
어떤 이가 쓴 글에서 그와의 짧은 대화로는 엿볼 수 없었던 아름다움 또는 슬픔을 볼 때, 그건 어쩌면 그 사람이 드러내고 싶어도 다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생각을 적어 내려 간 글-편지든 에세이든 서평이든 어떤 것이든지-을 읽는 것이 언제나 기쁘고, 그러한 글을 공유받았을 때 조금은 더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반대로 나한테 작은 쪽지 하나 써 준 적 없는 사람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일은 극히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