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매일단어

상상

by 담쟁이

가끔 생각해 본다. 내가 아는 누군과와의 가장 처음으로 돌아가서, 서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다시 관계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고.

그 상상에 빠지면 나는 너를 알지 못하는 어디론가로 데려다 놓고, 알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인 것처럼 낯설게 인사를 건넨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우리가 실제의 우리에겐 없었던 방식으로 대화를 하고, 서로에 대해 궁금해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빠르게 모든 것이 흘러가 시간이 지나고, 결국 지금과 똑같은 끝을 맞는다.

결국 처음 탓이 아니라 네가 너인 탓이고 내가 나인 탓.

모르는 게 아닌데도 거듭 다르게 생각해 보는 건 내 상상력이 유난히 풍부한 까닭이다. 단지 그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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