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릇이자 일상인
잔잔한 우울감이 지속되는 느낌을 경험해 보셨나요? 저는 하루 종일 잔잔하게 우울하기에 제 성격이겠거니 하고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항상 조금은 부정적이고 예민하고 침울한 저의 성격을 겉으로는 숨기기 위해 부단히 도 노력해 왔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저도 바뀔 줄 알았습니다. 내가 원하는 내 모습대로 행동한다면 ‘나’도 변하겠지. 그리 생각했습니다.
잔잔한 우울은 일상생활에 크게 문제를 만들지 않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전혀 우울해 보이지 않는 그런 감정입니다. 사람은 모두 우울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만, 그게 살아가는 내내 지속되는 것입니다. 이게 우울한 감정인지, 모두가 이러고 사는 건지, 이 정도는 우울하다고 하는 게 아닌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뻔한 클리셰처럼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진짜 나의 모습을 숨기려 애쓰다 보니, 무엇이 진정한 나 인지 잃어버렸습니다.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 의심하고, 또 의심했습니다. 정말 내가 원해서 하는 행동인가?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뭐지? 나를 위하는 결정이 뭘까, 내가 나를 위한 적은 있던가?
그렇게 잔잔한 우울감은 의심을 양분 삼아 커져갔습니다. 결국 버티지 못할 때까지 커졌었고, 치료 과정을 거쳐 지금은 다시 잔잔한 우울감으로 저와 함께하는 중입니다.
지금의 감정과 지난날의 감정을 비교해 보자면, 비로소 저는 저를 알아가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항상 후순위였던 본인을 우선순위에 두고 생각합니다. 제 감정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감정의 크기를 저울질하고 남에게 감정의 정도를 파악하는 일을 맡겨버리면 나를 잃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잘 이겨내는 우리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잔잔한 우울 속에서도 멋진 수영 실력을 뽐내며 앞으로 나아가면 그만입니다.
사진/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