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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의 독특한 유럽풍 저택,
몰러 별장

동화 속 성과 큰 배를 모티브로 한 근대 건축물

by 해달 haedal



서구 열강의 치외법권 지역이었던 상하이 조계지에는 많은 외국인이 거주했고

그만큼 유럽식 건축물이 많다.


시내를 산책 중 눈에 띄는 한 저택에 들어갔다.



동화 같은 유럽풍 저택


몰러 별장(马勒别墅) Moller Villa.


해운업으로 부를 이룬 영국인 Moller가 자신의 딸의 꿈에 나온 건물을 현실 세계에서 만든 것이라고.

그래서인지 외형이 동화 속에 나오는 성을 닮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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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용 철제 레이스 형태 벤치가 예쁘다. 육중한 건물의 무거움을 덜어준다.


실내로 들어가니

유럽에 가보지 않았지만, 유럽의 궁이나 성에 들어가면 이런 분위기이지 않을까 싶은 장면이 펼쳐졌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스케일의 풍경화가 공간을 확장해주고

성채 같은 저택의 무거움에 샹들리에가 균형감을 선사해준다.


샹들리에

무거움을 가볍게 해 주고, 우아함을 선사하고, 어두움을 밝혀주고... 샹들리에는 할 일이 많구나.


한국의 낮은 천정에서는 부담스럽기만 하던 샹들리에,

유럽인들이 거주하던 상하이의 근대식 건물에서 그 역할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어떤 것이 대를 이어 전승이 되는 것은 당대의 그리고 그 공간의 감각에 잘 맞았기 때문.


저 샹들리에와 풍경화와 가구가 없다고 생각하면

너무 높고 크고 휑하게 느껴지는 공간.




의자 소파, 테이블, 스탠드, 창, 바닥, 러그, 샹들리에 모두

적당한 크기와 형태, 배치 등이 세심하게 고려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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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규모에 맞는 다른 형태의 샹들리에 아래로

매끈하게 표면을 가공한 패턴 있는 나무 마룻바닥이 이어진다.

이 저택의 주인이 체스를 좋아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이런 패턴은 건물 외벽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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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인 삼면 창틀은 햇빛과 바깥 풍경이 더 많이 들어오겠다 싶다.

유럽 중세 삼면화 등... 이런 형태의 회화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림과 공간은 영향을 주고받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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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같기도, 배 모양 같기도 한 대 바구니.

일상적인 물건이어도 이런 공예품을 보면 그냥 넘어가지지 않는다.


이 저택은 호텔로 운영되고 있다는데

카페처럼 이용할 수 있어 음료수를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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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화가 로트렉이 그린 듯한 포스트.

대저택인지라 복제본이 아닐지도.


그림은 공간에 특별한 분위기를 선사해준다.

가끔 한국에서도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이나 판화 등이 벽에 걸려 있는 곳을 만나는데

집에 소장하기만 하지 않고 내걸어주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지 않고 동네에서 감상할 수 있어 가게 주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잘 봤다고 감사의 말을 해주고 오는데, 대개 그분들도 자부심을 느끼며 환하게 웃곤 했다.



유리창이 있는 테라스,

온실이 있었던 건 아닐까. 벽도 타일.



다소 강박적인 패턴 추구.


현대적인 고층빌딩을 배경으로

동화 속 호화 유람선에 있다가 나온 듯한 느낌을 주는 상하이의 한 독특한 저택이었다.


어린아이의 꿈과 어른의 현실 삶,

근대 유럽과 중국이 만나 이루어진 건축물.





몰러 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