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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의 산실, 항저우 용정

중국에서 차를 맛보고 차를 사고 차를 즐기고 한국에서도 차를 찾게 되고

by 해달 haedal


유비와 차


아주 아주 오래전에 읽은 고우영 만화 삼국지는 첫 장면.


돗자리 장수 유비가

나이 드신 어머니를 위해 차를 사서 돌아오는 길에

황건적을 만난다.


몸수색을 해보니 차가 나왔고

유비는 노모에게 드릴거라며 울며 매달린다.


차가 뭐라고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도 놓지 않으려고 매달릴까 싶었다.


중국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것 중에 차, 도자기, 음식, 비단, 서예, 무예, 경극 등...

그 중 차는 영국이 아편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유럽에서도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중국의 차 문화는 한반도와 일본에까지 전파되었다.



일상다반사


'일상다반사'라는 말.

차 다,

밥 반,

매일 차 마시고 밥 먹는 것과 같이 흔한 일 이라는 뜻.


어휘에는 당대의 생활 풍경이 담겨있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자고 나면 생기는 수많은 커피 전문점과

'그 비율이 현대과학의 결정체라는?' 커피믹스를 봐도 알 수 있듯

아마도 옛날에는 조상님들의 차 사랑이 대단하지 않았을까.


중국 차.

중국 내에서도 차의 산지로 이름이 높은 용정에 왔다.



용정


비교적 높은 지대에 위치애 있어 택시를 타고 골목길을 제법 올라가서 내린 후에는

다시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 한 차 재배 농가에 도착.



담 너머에 차를 만드는 작업장이 보이고





담장 나무 뒤로




저 멀리 차 밭이.

집들도 깔끔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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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꾸러미를 가져와 보여주시던 안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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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다구없이

머그에 차를 우려내 마셔보라고 주시던 바깥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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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가 8월 초순.

잎을 딴 날짜로 보이는 숫자가 적혀있었다.


"4월 2일"



녹차 연두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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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녹차 연두잎.


참 예.쁘.다.



경험과 경험

항저우 용정 차 재배 농가에서의 경험이 차에 대한 바탕이 되어

한국에서 이듬 해 봄 무렵 지리산 하동 지역에 여행을 갔을 때 차 재배 농가에 들러 차를 구입하게 되었다.

이후 몇 차례 직접 전화를 드려 송금하고 차를 받곤 했다.


생각해보니,

이전에는 차 재배 농가에서 직접 차를 구입한 적이 없었다.


항저우 용정에서 차를 사고

지리산 하동에서 차를 사고

중국 청도 여행에서 차를 아침마다 매일 마시면서

차는 어느덧 내 일상에 자리 잡게 되었다.


인상적이고 구체적인 하나의 경험이

유사한 다른 경험으로 이어지고 축적되면서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이왕이면 낯설더라도 좋은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이 다른 좋은 경험으로 이어져

좋은 습관이 되면

서서히 삶의 방향과 색채 또한 변하겠구나 싶다.


항주 차가 가져다준

하나의 변화와 어떤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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