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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haedal Feb 17. 2016

해남의 뜰,
상쾌한 봄날 오전의 행복감

마당과 장독대와 고목과 동백


마당에 서서 

둘러보면


따사로운 볕과 

서늘한 그늘이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다.




높지 않은 지붕 뒤로


멀지 않은 산이

눈에 들어온다.



한옥 처마의 각도는 


한여름의 

길고 뜨거운 볕은 

짧게 차단하고


한겨울의 

짤고 옅은 볕은 

길게  안으로 들인다.





대강 다듬은 돌 위에 

묵은 나무 마루에 

상쾌한 봄날 오전 그늘이.



기분 좋은 봄볕을 느끼며

마당을 걸어다닌다.


길 따라가니

뒤뜰에 자리 잡은 장독대.



작은 돌과

큰 돌과

모래 같은 잔 돌이

각자의 모습으로 앉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비도 맞고 눈도 내려 앉고 

가끔 바람과 해도 들이고


깊고 깊은 맛이 

익어간다




마당 언저리


맑은 계곡 물소리 들려오고


몇 십 년, 몇 백 년일지도 모를 

고목이 자리 잡고 있고


고목 그늘 드리운 평상이 있고




그  주위에는



동백이 

툭툭 떨어져 있다.


봄 날, 

해남의 마당.






동백


                             박남준 


동백의 숲까지 나는 간다 

저 붉은 것 

피를 토하며 매달리 

는 간절한 고통 같은 것 


어떤 격렬한 열망이 이 겨울 꽃을 피우게 하는지 

내 욕망의 그늘에도 동백이 숨어 피고 지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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