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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도 Feb 06. 2024

허리디스크 환자의 이야기 - 첫 번째

평생 갖고 살아야 할 내 허리

이 글은 허리디스크에 관한 정보제공 글은 아니다.

(쓰다보니 약간의 정보도 있긴 한듯?)

허리디스크 환자인 내 얘기이다.

일종의 소소한 투병일지?


때는 바야흐로 약 5년 전.

일을 하던 중 허리가 계속 뜨끔하는 통증이 생겼다.

다리도 살짝 저렸다.

다리가 저리고  통증이 있으니 절뚝거리기도 했다.


당시 그 누구도 아프다며 병가를 쓰지 않았다.

그래서 병가는 입원을 하거나 수술을 해야 할 정도여야 가는구나 생각했다.


통증이 지속됐다.

결국 재활의학과 외래를 예약해 진료를 봤다.

허리디스크라고 했다.

아직 초기단계니 물리치료하고 약을 먹어보자고 했다.

그렇게 통증이 사그라들었다.




5년 후, 2024년 1월


연초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서있을 때도, 걸을 때도, 앉아있을 때도 허리가 아팠다.

왼쪽 다리에 통증이 생겼다.

발바닥까지 통증이 뻗쳤다.

한쪽 다리로 설 수 없었다.

바지 입기가 힘들었다.

양말 신기가 힘들었다.

재채기를 하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 재채기가 두려웠다.

허리를 숙일 수 없었다.

그러니 세면대에서 세수하는 것도 어려웠다.

일상생활이 전부 힘들어졌다.



그럼에도 난 직장에 병가를 내고 쉴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다들 이렇게 아프면서 일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옛날 사람이라 그런가?


내 생각에 조금 어이없는 이유로도 병가를 간 사람들도 분명 있었다.

이유야 어찌 됐든 그 병가 때문에 내 휴일이 잘렸다.

땜빵근무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쉬는 것을 봤는데, 왜 난 쉬지 못했을까.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계속 일했다.




2024년 1월 29일 재활의학과 외래 진료


의사선생님이 증상을 듣더니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병가를 위한 진단서를 써주겠다고 했다.


당시 내 증상은 매일매일 심해져 갔다.

너무나 쉬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인력이 부족한 부서에 폐를 끼치는 기분이었다.

쉬겠다고 부서장님에게 마음 편히 요청할 수 없었다.


교수님에게 우선 MRI검사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정말 악화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더 큰 이유는 쉴 수 있는 확신이 필요했다.

검사를 해서 확실하게 결론이 나야 했다.

그래야 내가 허리를 부여잡고 계속 일을 하던지,

병가를 쓰고 쉴지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아픈데도 내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MRI검사를 예약했다.

비급여 허리 MRI.

무려 42만 원을 내고.




2024년 1월 30일 MRI 검사


물리치료를 받고 MRI 검사실로 향했다.

분명 예약하면서 물리치료 20~30분 걸린다고 설명을 들었다.

막상 가니까 40분이 걸렸다.

다른 치료가 추가된 것이다

이런.

MRI 검사시간에 5분 늦었다.


뭐, 내 잘못은 아니니까.

그래도 같은 직장인으로서 예약시간 안 지키면 얼마나 짜증 나는지 안다.

후다닥 옷을 갈아입었다.

이럴 줄 알고 물리치료받을 때 미리 귀걸이, 목걸이 싹 다 뺐다.

집에서는 금속 없는 옷으로 챙겨 입고 왔다.


*MRI검사할 때에는 몸에 금속물질이 없어야 한다.

**핸드폰, 스마트 워치, 안경, 틀니, 보청기 전부 확인해야 한다.

***미리 화장실도 다녀오시라!


MRI 동의서를 작성했다.

바로 MRI실로 들어갔다.


귀마개도 제공해준다.

귀마개를 끼고 누워서도 귀와 기계 사이에 푹신한 무언가를 넣는다.

귀를 적당히 눌러서 소음이 차단된다.


MRI검사기계 안에서 소음이 꽤나 들린다.

초반에는 '소음일 정도는 아닌데?'라고 생각했다.

이내 지속적인 소음이 들렸다.

뭐라고 표현은 못하겠다.


'땅.땅.땅.땅.땅.땅'

'따-앙. 따-앙. 따-앙. 따-앙'

'뚜- 뚜- 뚜- 뚜- 뚜- 뚜-'

이런 다른 종류의 비슷한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린다.


기계 안이 생각보다 답답할 정도의 밀폐되었다.

폐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진짜 검사 못할 것 같았다.

약간 관 안에 들어가 있는 느낌?

나도 검사하는 동안에 없던 공포증도 생길 것 같아 눈을 감았다.


검사는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시간 정확히 볼걸.



MRI검사 후에 엑스레이 검사도 했다.

허리를 숙여서 찍는 엑스레이도 있었다.

많이 못 숙여서 방사선사님이 더 못 숙이냐고 물어보셨다.

나이가 (나름) 어린데 꽤나 안 숙여졌나 보다.

아파서 못 숙인다고 했다.


이제 검사가 다 끝났다.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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