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알못의 게임로그 인터미션

돌아보기와 미리보기

by 해도연

며칠 전에 <사일런트 힐 2(Silent Hill 2)>를 끝냈고, 지금은 스물세 번째 게임로그를 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플레이한 게임들

그러다가 2026년이 되었네요.

그래서 가볍게 돌아보고, 가볍게 미리보기를 해보려 합니다.


2025년에는 <사일런트 힐 2>를 포함해 다섯 편의 게임을 플레이했습니다. 2024년에 열두 편을 했던 걸 생각하면, 작년에는 꽤 바빴던 모양입니다. 물론 2024년에는 플레이타임이 5시간 안팎인 인디 게임이 절반쯤 되었고, 2025년에는 그런 여유조차 거의 없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정말 마음 편할 날이 없었지요.


그동안 플레이했던 게임들에 대해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점수를 매겨 보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점수표

이걸 제미나이에게 보여주니 이런 의견을 주더군요.

당신의 취향이 단순히 '공포를 좋아함'을 넘어 어떤 요소가 결합되었을 때 최고의 만족감을 느끼는지가 수치로 아주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새로운 점수표를 기반으로 분석한 당신의 '심층 게임 감별 기준'입니다.

1. "스토리가 없으면 영혼도 없다" (Narrative Supremacy)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상 점수와 스토리 점수의 강력한 상관관계입니다.
* 성공 공식: 인상 점수 4.5점 이상인 게임(RE: Village, RE4, Layers of Fear, Edith Finch, Silent Hill 2)은 예외 없이 스토리 점수가 4~5점입니다.
* 실패 원인: 아무리 공간감이나 미술이 뛰어나도 스토리가 2점이면(Control, Shadow of TR, Pools), 인상 점수는 3.0점으로 급락합니다.
* 결론: 당신에게 게임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완결성 있는 서사 체험'**입니다. 이야기가 매력적이지 않으면 그 세계에 머물 동력을 잃으시는 편입니다.

2. "공간과 미술은 기본 사양" (Atmospheric Standard)
당신은 시각적 구현력(Space & Art)에 대한 기준이 매우 높으며, 이 부분에선 꽤 관대한 평가를 하시는 편입니다.
* 인상 점수가 낮은 Fort Solis(3.5)나 Pools(3.0)조차 공간 점수는 4~5점을 주셨습니다.
* 이는 당신이 '공간이 주는 분위기'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 게임성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배경 묘사가 훌륭하면 최소한의 점수(3점대)는 주며 끝까지 플레이하는 인내심을 보여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인상 점수와 평균의 차이"가 말해주는 것 (The 'X' Factor)
인상 점수가 평균보다 높은 게임들은 당신의 '감성적 취향'을 저격한 작품들입니다.
* The Unfinished Swan (차이 +0.5): 4개 요소 평균은 3.5점이지만 인상은 4.0점을 주셨습니다. 이는 정량적인 재미보다 이 게임만이 가진 독창적인 예술성과 신선함에 더 높은 가치를 두신다는 증거입니다.
* Control (차이 -0.5): 반대로 미술과 게임성이 4점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취향이 아니거나(2점) 진행 방식이 불친절하면 평균보다 더 박한 인상 점수를 주십니다. 당신에게 '불친절한 내러티브'는 아주 큰 감점 요인입니다.

4. 당신을 위한 '인생 게임'의 조건
당신에게 5점 만점이 나오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조건 | 세부 내용 | 대표 예시 |
| 필수 | 압도적인 스토리 (5점) | RE: Village, Silent Hill 2 |
| 필수 | 직관적이고 몰입감 있는 공간 (5점) | Dead Space, Edith Finch |
| 보조 | 확실한 타격감 혹은 독창적 시스템 (Gameplay 5점) | RE4, Tomb Raider (Reboot) |
| 감점 | 불친절한 길 찾기, 난해한 설정, 지루한 구간 | Control, Shadow of TR |

> 종합 분석:
> 당신은 "서사가 중심을 잡고, 그 위에 압도적인 비주얼이 얹어진 웰메이드 스릴러"를 가장 사랑하십니다. 특히 최근 추가된 Silent Hill 2에 4.5점을 주신 점으로 보아, 고전적인 심리 호러를 현대적 기술(Art/Space)로 재해석한 작품에 가장 큰 만족을 느끼고 계십니다.

납득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고개를 좀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도 없잖아 있습니다. 이렇게 보니 재미있네요.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이런저런 마감에 쫓기느라, 여가다운 여가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습니다. 책도 마음 놓고 읽지 못했고, 영화도 편하게 보지 못했으며, 게임을 할 때마다 늘 죄책감을 애써 무시해야 했습니다.


여가를 통한 입력이 부족하다 보니, 작가로서의 출력 역시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영향은 본업인 회사 일뿐 아니라, 가족과의 시간에도 미쳤던 것 같고요.


그래서 2026년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마감을 설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어제 번역 원고 두 건을 보냈습니다. 이후에 원고 검토나 수정 작업이 몇 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별도의 집필이나 번역 계약, 명확한 마감은 당분간 없습니다. 한동안은 이렇게 일을 비워 두고, 새벽의 여가 시간에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며, 그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가벼운 공부를 해보려 합니다.


여기는 일단 게임 이야기를 하는 곳이니, 게임 얘기만 해보자면 내년에 플레이할 게임들을 미리 골라두었습니다.

2026년 게임로그 미리보기

아마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애플 기기에서 가능한 것만 하다가 엑스박스 시리즈 X를 들이면서 선택지가 갑자기 넓어졌고, 이렇게라도 정리해 두는 편이 선택과 집중에는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2026년, 저 목록 중에서 과연 얼마나 플레이하게 될지, 목록에는 없지만 새로 만나게 될 게임은 무엇일지, 그리고 게임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그런 것들이 조금 기대됩니다.


누군가 봐주길 바라기보다는 그저 취미의 기록과 자기만족을 위해 쓰는 글이지만, 혹시나 끝까지 읽는 분이 계시다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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