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인서울은 탈락하게 되었지만
제목부터 결말을 말하게 되네요! 네, 해일막걸리는 로컬인서울 사업에서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해일막걸리로서의 첫 탈락이었죠.
당연히 노력했던 만큼 허무했고, 간절했던 만큼 쓰라렸습니다. 하지만 로컬인서울을 준비하며 얻은 것이 있었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말하려합니다.
첫 번째로 얻게 된 건, 상권에 대한 이해였어요. 양조장의 입지를 늘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로컬인서울을 통해 명확하게 희망 지역을 정할 수 있었죠. 저희가 희망하는 곳은 서울 서남권이에요. 이미 활발하게 상권이 발달된 마포구와 서대문구 등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양조장을 쉽게 접할 수 없거나, 아예 지역을 대표하는 양조장이 없는 곳도 많았기 때문이에요. 반면 농산물 생산지와 가까워서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는 멋진 장점이 있죠.
또 공병 순환 막걸리를 위해서는 재방문 엔진이, 막걸리 체험 프로그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추천 엔진이 필요한데요. 서울 서남권은 거주 인구의 비율이 높은 지역이라 재방문 엔진과 추천 엔진 둘 다 원활하게 작동할 것 같았어요. 구로구나 강서구 같은 경우에는 직장 인구도 풍부해서 워크샵 같은 단체 고객용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 같았고요.
서울의 가장자리지만 교통도 편리해서 다른 지역에서 오시기도 편리한 곳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로컬인서울 경험 이후, 서울 서남권에 양조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얻게 된 건, 막걸리 체험 프로그램의 차별화였어요. 사실 체험 프로그램의 초안은 체험이 보다 강조된 것일 뿐, 타사 프로그램과 별다른 차별점이 없었거든요. 특징이 없으니 잠재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려웠습니다. 저 같아도 더 가까운 곳에서 진행하는, 더 가격이 싼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할 것 같았어요. 체험 프로그램의 특별한 점이 무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도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했었죠.
하지만 로컬인서울을 준비하면서 스토리텔링이라는 차별점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고유의 이야기지만 지금은 잊힌 신화와 사연, 역사를 발굴해서 프로그램에 녹이는 것이죠. 당연히 해당 지역만 가지고 있는 로컬 스토리도 넣을 수 있지요! (저희가 과연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11월 15일에 오픈하는 프로그램 참여 공지를 읽고 신청해주세요 :D)
최근에 읽은 책에선 실패를 좌절이나 패배라고 보지 않았어요. 그대신 유효한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하더군요. 차라리 빠르게 실패하면 할 수록, 그 경험을 토대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대요. 실제로 실패를 해보니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저희의 실패도 거름을 남겼거든요. 그것도 앞으로 걸음을 옮길 수 있는 아주 귀한 거름이요.
혹시라도 지금 실패를 경험하고 계신다면 너무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아니, 저희처럼 속은 상할지라도 그 안에서 숨겨진 발전의 힌트를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여러분의 응원을 받는 것처럼, 저희도 여러분을 늘 응원할게요.